삼성에피스-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 최대 시장 맞대결 임박

입력 2023-06-13 05:00수정 2023-06-13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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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바이오시밀러 양대 산맥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이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 미국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글로벌제약사들도 줄줄이 경쟁에 뛰어든 가운데 K바이오시밀러가 얼마만큼의 저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12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은 다음 달 1일 나란히 애브비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의 바이오시밀러를 미국에 각각 출시한다. 휴미라는 지난해에만 212억3700만 달러(약 27조6081억 원)의 매출을 올린 글로벌 1위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류마티스 관절염, 소아 특발성 관절염, 건선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판상 건선 등의 치료제로 쓰인다.

휴미라의 특허는 유럽에서 먼저 만료됐지만, 바이오시밀러의 진정한 무대는 미국이다. 미국에서만 연매출의 87% 규모인 186억1900만달러(24조2047억 원)를 기록할 정도로 비중이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이런 시장성에 걸맞게 국내는 물론 글로벌제약사들도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했다. 암젠이 ‘암제비타’를 가장 먼저 올해 1월 출시했으며, 7월에는 최대 8종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가 미국 시장에 일제히 출격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고농도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하드리마’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지난해 8월 획득하고 미국 출시 시점을 기다려왔다. 저농도 휴미라 바이오시밀러가 1㎖당 50mg의 주성분을 함유한 것과 달리, 하드리마는 두 배인 100mg을 담았다. 이에 따라 주사액의 양은 절반으로 줄이고, 통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구연산염(citrate)까지 제거해 투약 편의성을 끌어올렸다.

지난달 FDA 허가를 받은 셀트리온의 ‘유플라이마’ 역시 하드리마처럼 고농도로 개발됐고, 구연산염을 제거했다. 하드리마와 유플라이마처럼 고농도이자 구연산염을 제거한 제품은 알보텍의 ‘AVT-02’가 있다.

판매 방식은 서로 다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번에도 파트너사 오가논과 손을 잡았다. 오가논은 캐나다와 호주에서 하드리마를 성공적으로 출시한 경험이 있다.

오가논은 출시 첫해 하드리마의 매출을 최대 9675만 달러(1235억 원)로 예상한다고 지난 2월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하드리마 매출의 약 5배 규모다.

셀트리온은 탄력이 붙은 직판(직접 판매)을 고수한다. 유방암 치료제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베그젤마’를 통해 미국 직판을 시작한 셀트리온은 유플라이마로 날개를 단다는 계획이다.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경쟁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상호교환성(interchangeability)이다. 상호교환성이 인정되면 교체처방(Interchangeable) 바이오시밀러 지위를 획득, 약사가 임의로 오리지널 의약품 대신 처방할 수 있다. 현재 베링거인겔하임의 ‘실테조’가 교체처방 가능하지만 저농도 제품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은 상호교환성을 인정받기 위한 임상을 진행 중이다.

이런 가운데 ‘유심리’를 개발한 코헤러스바이오사이언스가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86% 할인된 가격에 제품을 출시하겠다고 선포하면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대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는 바이오시밀러의 평균적인 출시 초기 할인율(30%)은 물론 조달시장 진입에 필요한 할인율(50%)까지 크게 넘어선 수준이다. 먼저 출시된 암제비타의 경우 55%의 가격할인율을 제시한 바 있다.

유심리는 저농도 제형이란 점에서 하드리마와 유플라이마의 직접적인 적수는 아니다. 그러나 구연산염을 제거했으며, 효능과 안정성을 인정받은 만큼 파격적인 가격은 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환자나 자영업 보험가입자 등을 중심으로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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