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카드업계, 동남아 진출로 새 활로 찾는다…현지 맞춤 전략 골몰

입력 2023-06-04 19:00수정 2023-06-05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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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금리 오르고 순익 감소
빅테크 진입…새수익원 절실
동남아법인 순익 크게 늘지만
초기비용·정치적상황 등 변수
현지 맞춤형 전략이 성공열쇠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카드업계가 동남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조달 금리가 급격하게 오르며 순이익이 감소하고, 빅테크의 모바일 결제시장 진입 등으로 카드사의 주도권이 점점 줄어들자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차원이다. 카드사들은 현지 상황에 맞는 전략을 수립하며 사업 확장에 골몰하고 있다.

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KB국민·롯데·우리·BC카드 등 5개 카드사는 동남아 시장에 해외 법인을 두고 있다. 신한카드는 동남아 4곳(인도네시아·카자흐스탄·베트남·미얀마)에서 해외 법인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해외부문의 순이익은 약 273억 원으로 전년(약 14억 원) 대비 2000% 증가했다.

KB국민카드 해외 법인도 순이익이 급증했다. KB국민카드는 지난해 해외 법인 3곳(인도네시아·태국·캄보디아)에서 약 254억 원의 순이익을 달성해 전년(약 159억 원) 대비 약 100억 원 증가했다. 우리카드도 인도네시아와 미얀마에서 약 35억 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카드사들이 해외로 눈을 돌린 건 현재 국내 카드사의 상황이 어려움에 처했기 때문이다. 조달 금리가 급격하게 오르며 1분기 순이익이 감소하고, 빅테크의 모바일 결제시장 진입 등으로 카드사의 주도권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또한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을 적용받는 카드사는 가맹점 수수료율이 빅테크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 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새로운 수익원 창출을 위해 성장성이 높은 동남아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동남아는 세계에서 5번째로 큰 경제 시장이며 지리적으로 가깝고 문화적 정서가 유사해 금융 수요가 높다는 판단이다. 특히 다인구, 높은 경제 성장률에 비해 인프라와 규제가 미흡해 국내 금융사가 진입하기 매력적인 시장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국내 카드사들의 동남아 국가 진출에는 애로사항도 존재한다. 실제로 롯데카드는 지난해 101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 베트남 진출 과정에서 운영비뿐만 아니라 시스템 투자, 영업점 확충 등 사업 기반을 구축하는 모든 과정에서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동남아의 불안한 정치적 상황도 돌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과거 신한·우리카드의 미얀마 현지법인은 군부 쿠데타라는 암초를 만나 정상적인 영업 활동이 불가능하기도 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실시간 연체정보나 금융정보가 공유되지 않는 등 체계적인 신용정보가 부족해 리스크 관리에 어려운 부분이 많다”며 “채권 추심이 어려운 환경이고 신분증 위조 등 본인인증도 어려워 신용정보가 비교적 양호한 고객을 위주로 영업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동남아 국가의 채권 프로세스는 해당 국가의 금융산업 성숙도와 밀접하게 관련 있기 때문에 한국과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현지의 경제, 정치적 상황에 맞는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성공 여부의 열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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