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보당국 “크렘린궁 드론 공격, 러시아 자작극 아닌 우크라 비밀작전일 수도”

▲2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 지붕 위에서 무인기로 보이는 비행체가 폭발하고 있다. 모스크바/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정보 당국이 이달 초 발생한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 대한 드론 공격을 러시아의 자작극이 아닌 우크라이나의 비밀 작전으로 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정보당국은 우크라이나 특수부대와 정보부대가 그간 러시아 목표물에 대한 비밀 작전을 수행해왔다면서, 이번 크렘린궁에 대한 드론 공격도 이들에 의한 것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애초 드론 공격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격화시키기 위한 러시아의 자작극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하지만 공격 직후 확보한 러시아 관리들의 통신 내용에서 그들이 논의하는 것을 듣고, 생각을 바꿨다. 당시 러시아 관리들은 드론 침입에 놀란 듯 우크라이나를 비난했다. 미국 관리들은 이 정보가 이번 공격이 러시아의 소행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시키는 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어느 부대가 공격을 수행했는지, 그리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고위 관리자들이 이 작전을 인지하고 있었는지와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증거가 없다. 다만 일부 미국 정보 관리들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고 믿고 있다. 미국 정부는 우크라이나가 국경을 넘어 러시아 영토를 공격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앞서 러시아는 2일 밤 블라디미르 푸틴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집무실이 위치한 크렘린궁 상공에서 드론 공격이 있었다고 발표했다. 2대의 드론이 부지 내에 침입해 15분 간격으로 폭발했다. 부상자나 큰 피해는 없었다.

크렘린궁은 “우크라이나가 무인기로 크렘린궁 대통령 관저에 대한 공격을 시도했다”며 “푸틴 대통령의 생명을 노린 계획적인 테러 행위”라며 비판했다. 이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푸틴이나 모스크바를 공격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