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 인사이드] 쏘나타의 반란…그랜저와 선 긋고 '스포츠 세단'으로

입력 2023-05-25 05:00수정 2023-05-25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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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중형차 스텔라 고급형으로 출발
NF쏘나타부터 글로벌 수준 상품성
세대마다 그랜저 버금가는 경쟁력
8세대 신형 그랜저는 고급차 전향
쏘나타 디 엣지는 스포츠 세단으로

▲쏘나타 디 엣지는 8세대(DN8) 모델의 페이스리프트다. 다만 엔진 라인업과 디자인을 화끈하게 바꾸면서 쏘나타의 새로운 방향성을 정립했다. 신형 그랜저가 고급차로 회귀한 반면, 쏘나타는 스포츠 세단을 지향하고 나섰다. (사진제공=현대차)

언제부턴가 중형세단 쏘나타와 준대형 그랜저의 차이가 크지 않게 됐다. 같은 플랫폼을 쓰는 데다 생산도 아산공장에서 혼류로 뽑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쏘나타가 엔진 배기량을 2000cc에 묶어놓은 반면, 그랜저가 3000cc급 엔진으로 차이를 둔 게 차이였다. 엔진출력과 편의장비를 제외하면 기본적인 운동성능도 크게 다르지 않다. 중형 세단 쏘나타 역시 준대형 세단 그랜저 못지않은 상품성을 갖추면서 국내는 물론 미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1세대 쏘나타는 준중형차 스텔라의 고급 버전으로 출발했다. 수출형 5마일 범퍼를 얹었던 스텔라를 기본으로 2000cc 엔진과 크롬장식을 덧대 고급차를 지향했다. (출처=광고연구원)

◇스텔라의 고급 버전으로 출발한 쏘나타

두 모델의 태생을 따져보면 쏘나타와 그랜저는 좀처럼 좁혀질 수 없는 차였다.

쏘나타는 준중형차 스텔라의 최고급 버전으로 출발했다. 엔진 배기량이 1400~1600cc였던 스텔라에 과감하게 2000cc 엔진을 얹으며 출발했다. 차 곳곳에 크롬 장식도 마음껏 덧댔다.

다만 스텔라와 똑같은 디자인을 갖고서 고급차를 지향하다 보니 시장 반응이 두려웠다. 당장에 이름이라도 바꿔야 한다는 절박함이 가득했다. 현대차는 결국 스텔라 최고급 버전에 ‘소나타’라는 이름을 얹었다. 현대차 쏘나타의 시작이었다.

이와 달리 그랜저는 출발부터 고급차를 표방했다. 1980년대, 고급차 노하우가 모자랐던 현대차는 일본 미쓰비시와 공동개발로 그랜저를 선보였다. 1세대 그랜저는 다양한 ‘국내 최초’ 타이틀을 틀어쥐면서 단박에 현대차의 ‘플래그십’으로 등극했다.

이후 현대차와 미쓰비시는 3세대 그랜저XG까지 공동개발을 이어왔다. 동맹은 거기까지였다. 미쓰비시의 기술력을 추월한 현대차는 이때부터 자체적으로 그랜저를 개발했다. 쏘나타와 그랜저의 경계가 모호해지기 시작한 것도 이때였다.

▲중형세단 쏘나타와 준대형차 그랜저의 경계가 흐릿해진 건 2004년 말 공개된 NF쏘나타 부터다. NF쏘나타의 최고급형과 그랜저TG의 보급형 모델이 똑같은 직렬 4기통 2.4 엔진을 나눠 쓰기도 했다. (사진제공=현대차)

◇NF쏘나타와 그랜저TG부터 경계 무너져

2004년 5세대 NF쏘나타가 등장할 무렵부터 쏘나타와 그랜저의 뚜렷한 경계선은 조금씩 흐려지기 시작했다.

NF쏘나타부터 현대차의 품질과 내구성이 글로벌 수준에 올랐다. 이보다 1년 뒤 등장한 그랜저TG 역시 모자람이 없었다. 미국에서 큰 인기를 누리지 못했으나 한국에서는 조금씩 쏘나타의 영역을 넘보기 시작했다.

이후 세대를 반복하면서 차 가격이 좁혀졌다. 차의 성능과 편의 장비도 큰 차이가 없었다. 배기량을 키운 고급 쏘나타가 등장하는 한편, 배기량을 2.4까지 낮춘 보급형 그랜저도 등장했다. 급기야 시장에서 두 모델이 서로 충돌하기 시작했다.

뻔한 결과지만 하나의 시장에서 윗급 고급차(그랜저)가 몸집을 낮추면 자연스레 쏘나타가 타격을 입기 시작했다.

여기에 준중형차 아반떼가 상품성을 크게 키우면서 쏘나타의 설 자리는 더욱 좁아졌다. 쏘나타의 단종설이 나돌 만큼, 쏘나타 아니 중형 세단의 입지도 크게 줄었다.

▲쏘나타 디 엣지는 엔진 라인업부터 스포츠 세단을 지향한다. 최고출력이 300마력에 육박하는 앞바퀴굴림 세단은 다분히 스포츠성을 지향한다. (사진제공=현대차)

◇그랜저 다시 고급차로, 쏘나타는 스포츠 세단으로

본격적인 반격은 쏘나타 디엣지에서 시작했다. 8세대 부분변경 모델이지만 디자인을 비롯해 엔진 라인업 등을 화끈하게 바꿨다.

무엇보다 윗급 모델과의 성격을 뒤바꾼 게 가장 큰 특징. 7세대 신형 그랜저는 그 옛날 1세대 그랜저의 각진 디자인을 되살리며 고급화를 추구했다.

반면 쏘나타는 페이스리프트 모델부터 그랜저와 전혀 다른 방향성을 확립했다. 같은 플랫폼을 쓰면서 같은 공장에서 뽑아내는 차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다. 그랜저가 고급차로 방향을 전환한 반면, 쏘나타는 스포츠 세단으로 방향성을 정립한 셈이다.

▲2.5 터보의 차고 넘치는 성능과 '디 엣지'라는 서브네임에 걸맞게 파격적 디자인을 덧댔다. 8세대까지 이어진 쏘나타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페이스리프트로 추앙 받는다. (사진제공=현대차)

◇쏘나타 디 엣지 1.6 터보와 2.5 터보 타보니

직렬 4기통 1.6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180마력(5500rpm), 최대토크는 27.0㎏f·m(1500~4500rpm)를 낸다. 순발력만 따져보면 V6 2.7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과 맞먹는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낮은 1500rpm부터 최대토크가 쏟아져 나오는 덕에, 6단에서 8단으로 변속기를 바꾼 덕에 초기 가속이 경쾌하다. 1.5톤의 중형차를 가볍게 내몰기 충분한 힘이다.

쏘나타 디 엣지는 ‘N라인’을 기준으로 68만 원을 추가하면 2.0 엔진 대신 1.6 터보 엔진을 얹어준다. 2.0 자연흡기 엔진을 고를 이유를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1.6 터보 엔진의 장점은 뚜렷하다.

2.5 터보는 쏘나타 디 엣지를 대표하는 상징적 모델이다. 나아가 쏘나타의 새로운 방향성을 정립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해낸다.

같은 엔진을 얹은 기아 스팅어가 최고출력 304마력을 냈던 것과 달리, 쏘나타 디 엣지는 출력을 290마력에 묶었다.

다만 실제 주행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오히려 뒷바퀴굴림 스팅어의 초기 출력 손실이 더 큰 편. 쏘나타 디 엣지 2.5 터보의 초기 가속이 오히려 경쾌하고 중속 이후부터 두 모델의 파괴력은 큰 차이가 없다.

결론적으로 1.6 터보와 2.5 터보는 전혀 다른 차로 봐야 한다. 1.6 터보는 다운사이징 엔진을 앞세워 2.0 자연흡기 모델을 대체할 적절한 대안이다. 2.5 터보는 향후 쏘나타가 나아갈 방향성을 뚜렷하게 담고 있다.

최고출력이 300마력에 육박하는 쏘나타는 이제 ‘스포츠 세단’으로 봐야 한다. 디 엣지의 날카로운 디자인 역시 이런 방향성을 대변한다.

▲쏘나타 디 엣지는 엔진 라인업부터 스포츠 세단을 지향한다. 최고출력이 300마력에 육박하는 앞바퀴굴림 세단은 다분히 스포츠성을 지향한다. (사진=현대차/그래픽=이투데이)

▲8세대 쏘나타를 밑그림으로 앞뒤 디자인을 뜯어 고쳤다. 작은 변화지만 전혀 다른 차로 느껴지기에 충분하다. (사진제공=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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