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형' 무역흑자 언제까지 지속될까

입력 2009-05-04 09:39수정 2009-05-0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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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감소>수출증가 원인...원화강세 전환시 수출도 악화 우려

지난달 무역수지가 월 단위로는 사상 최대인 60억 달러가 넘는 흑자를 기록하면서 이같은 불황형 무역흑자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달러 환율 약세와 저유가 현상이 지속되면서 무역흑자 기조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지만 최근 환율이 강세를 보이는 점 등을 감안할 때 낙관만은 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4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4월 무역흑자는 60억2000만 달러로 월단위 종전 사상 최고치인 3월의 42억9000만 달러를 넘어섰다.

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9.0% 줄었지만 수입이 35.6%나 급감한 '불황형 흑자'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4월까지 무역수지 누계는 95억4700만 달러의 흑자를 기록, 정부의 올해 전망치인 150억~200억 달러에 다가섰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이 최근 강세로 돌아서면서 하반기에는 흑자폭이 줄거나 '불황형 무역흑자'를 벗어나 무역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환율이 강세를 나타내면 국내 기업 제품들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돼 수출 목표 또한 차질을 빚게 된다.

산은경제연구소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고 자본수지가 개선되면서 환율이 꾸준한 내림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올해 4분기에는 1150원대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최근 발생한 신종 인플루엔자(신종플루)인 '인플루엔자 A(H1N1)'가 세계교역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세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유가와 국제원자재 가격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는 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원유 수입의 80%를 차지하는 두바이유의 경우 지난해 12월24일 배럴당 33.68달러까지 하락했으나 지난 3월 이후 50달러대에서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 세계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 유가와 국제원자재 가격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이동근 지경부 무역투자실장은 "하반기에는 원화 강세, 유가 상승, 각국의 경기부양책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현재처럼 큰 폭의 무역흑자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무역흑자보다 수출과 수입이 같이 늘어나 우리 경제의 외형이 커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불황형 무역흑자라는 본질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반전의 지표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수출의 두자릿수 감소율은 여전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에 진입한 작년 8월 이후 월간 수출 규모가 처음으로 300억달러대를 회복했다. 하루평균 수출액도 작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12억달러대를 회복한 것도 청신호다.

수출액은 작년 11월 이후 감소세지만, 수출 물량으로 보면 작년 11월과 올 1월을 제외하고 증가세라는 점도 눈에 띈다.

하루평균 수입액도 미미하지만 지난 1월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로 반전했다. 이로 인해 4월 수입액이 전달보다 8억7000만달러나 늘었다.

<월별 무역수지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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