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코스피 상장사, 1분기 영업이익·순이익 ‘반토막’…53% 급감

입력 2023-05-17 13:11수정 2023-05-17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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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1분기 결산실적 발표
12개 업종 영업이익 감소…반도체 포함 전기전자 업종 적자전환
금융업 영업이익 10% 증가…증권·보험 실적 개선

▲12일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 종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반토막났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줄었고, 순이익은 58% 급감했다. 반도체가 포함된 전기전자를 비롯해 의료정밀 업종이 적자전환하는 등 다수 업종에서 영업이익이 감소한 영향 탓이다.

코스피, 영업이익 25조원…순이익도 58% 감소

17일 한국거래소가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688사 중 622사(연결기준)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1분기 영업이익은 25조165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7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57.68% 줄어든 18조8424억 원이었다. 상장사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감소한 것은 2009년 1분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이후 처음이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9% 증가한 697조3744억 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은 3.61%, 순이익률은 2.70%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삼성전자(매출액 비중 9.14%)를 제외한 경우에도 매출액(8.87%)은 증가했지만, 영업이익(-37.34%) 및 순이익(-47.98%)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삼성전자와 1분기에 4조9000억 원의 순손실을 낸 한국전력공사(매출액 비중 3.1%)를 모두 제외한 연결 매출액은 8.2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4.57%, 43.31% 감소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전체 17개 업종 가운데 운수창고, 철강금속 등 12개 업종에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운수창고업(-60.37%), 철강금속(-55.89%), 화학(-41.61%), 종이목재(-35.95%) 등의 순으로 감소폭이 컸다. 전기전자, 의료정밀 업종은 적자전환했다. 순이익은 14개 업종에서 줄었다.

연결기준 금융업(42사)의 영업이익 및 순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9.57%, 10.94% 증가하며 수익성이 개선됐다.

증권업과 보험업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8.12%, 16.33% 증가하며 실적이 개선됐다. 증권과 보험은 순이익도 각각 41.98%, 19.25% 늘었다.

분석대상기업 622사 중 연결기준으로 470사(75.56%)가 당기순이익이 흑자를 달성했다. 이는 전년(489사) 대비 19사 감소한 것이다. 적자기업은 152사(24.44%)로 나타났다.

1분기 유가증권 상장기업들의 연결부채비율은 114.85%로 전년 말 대비 2.2%포인트(p) 증가했다.

코스닥도 영업이익률 ‘6.9%→3.7%’ 반 토막

코스닥시장 상장기업들도 실적이 반토막났다.

12월 결산 상장기업 1115사의 1분기 순이익과 영업이익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각각 26.3%, 42.2% 감소해 2조4950억 원, 2조4902억 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은 3.7%로 전년(6.9%)보다 반 토막이 났고, 순이익률도 3.7%로 전년(5.4%) 대비 약 1.7%p 감소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7.5% 증가한 67조6036억 원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의 재무건전성도 악화했다. 부채비율은 1분기 말 기준 110.7%로 지난해 같은 기간(107.5%)보다 3.2%p 상승했다.

업종별로 보면 IT산업의 부진이 실적 악화를 이끌었다. IT산업의 매출액 홀로 전년 동기 대비 6.7% 감소했지만, 제조와 기타 산업군의 경우 각각 15.8%, 12.7%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IT(-86.0%), 제조(-25.5%), 기타(-6.7%) 순으로 감소 폭이 높았다.

흑·적자기업 현황(영업이익 기준)에서는 182사가 직전 분기 대비 적자로 전환했다. 분석 대상 기업 1115사 중 58.3%에 해당하는 650사가 흑자를 냈지만, 465사(41.7%)는 적자를 시현했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지속…반도체 업황 턴어라운드에 기대

증권가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금리인상 사이클 종료 움직임에도 고금리에 따른 소비 위축과 기업들의 투자 지연으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국내 기업들의 실적 가시성 및 추정치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려 불안정한 시장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지속적으로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며 1.3%(4월 말 기준) 수준까지 하락해 있다”며 “최근 증권사들에서 내는 속보 수치들이 1% 수준에 있음을 감안하면 이 컨센서스는 추가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국내 증시는 5월 연준의 마지막 기준금리 인상과 이후 동결까지도 주가수익률에 반영했다”며 “주가수익비율(PER)은 더 나아가 기준금리 인하까지도 반영했기 때문에 증시는 낮아진 변동성 지수가 평균으로 상승하는 과정에서 조정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라고 분석했다.

하반기 국내 증시가 박스권 장세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 경기 회복과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3분기까지는 차별적 반등이 예상되지만, 연말로 갈수록 선진국발(發) 경기둔화 우려로 주식시장 상단이 제한되는 박스권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하반기 증시 전망 보고서에서 “인플레 압력이 상존하고 재정지출이 제한적이란 점에서 (코스피) 상승 기울기가 가파르진 않을 것이다”라며 “주목할 업종은 IT로 그 중 반도체를 가장 선호한다. 이익 턴어라운드 기대감이 높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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