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사퇴에도…개미 ‘약발없는’ 키움증권 심판론

입력 2023-05-1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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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 1분기 당기순익 2924억…대형 증권사와 대등
‘SG증권발’ 하한가 사태 확산…2분기 비관론 '팽배'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 주가 조작 연루 의혹 속 퇴진
김동준 키움PE 대표, 경영능력 검증 등 부담감 가중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연합뉴스)
키움증권이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 발 주가폭락 사태에 연루되면서 여전히 휘청이고 있다. 올해 1분기 증권업계에서 손꼽는 실적을 거뒀음에도 키움증권에 대한 개미들의 분노는 현재 진행형이다. 신용평가사들은 이번 차액결제거래(CFD) 계좌와 관련한 부담이 키움증권의 고객이탈과 실적 저하로 이어질 경우 부정적 영향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14일 키움증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키움증권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3조767억 원, 영업이익 3889억 원을 기록했다.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각각 57%, 82% 증가한 액수다. 1분기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107% 증가한 2924억 원으로 대형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2526억 원), 한국투자증권(2621억 원) 등과 비교해도 호실적이다.

이번 1분기 실적은 ‘리테일 점유율 1위’인 키움증권답게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견인했다. 키움증권의 1분기 국내주식 수수료수익은 813억 원으로 직전분기(578억 원)와 비교해 40.8%가량 증가했다. 연초 증시 강세에 따라 지난달 일평균 거래대금도 직전 달보다 20% 넘게 늘었다. 증시 한파로 꺼졌던 주식시장의 투자 열기가 다시 상승하는 흐름에 올라탄 것이다.

그럼에도 키움증권은 오는 2분기에 웃을 수만은 없다는 비관론이 팽배하고 있다. SG증권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가 키움증권뿐만 아니라 다우키움그룹 전체 리스크로 확산하면서다.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은 앞서 회장직을 내려놓고 주식대금을 모두 사회환원하겠다는 ‘승부수’를 던지면서까지 주가조작 논란에 대한 정면돌파 의지를 드러냈지만, 신뢰도 회복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시장에서도 개인투자자들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잠재우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적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개인 리테일 1위 증권사 오너가 주가조작에 연루됐다는 부분이 치명적이었다. 사퇴 기자회견에서도 여론이 가장 분노하고 있는 주가조작 의혹 관련 입장은 빠졌다”며 “아직 의혹이 명확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605억 원을 사회환원하는 것만으로 국민적 분노를 해소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키움증권 외에 키움인베스트먼트, 키움프라이빗에쿼티(PE) 등 여타 금융계열사를 중심으로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준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는 2021년부터 키움PE 대표를 겸직하고 있다. 지난해 고금리 기조로 사모펀드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키움PE와 인베스트먼트 모두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키움인베스트먼트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9억 원으로 2021년(93억 원), 2020년(76억 원)과 비교해 큰 폭으로 감소했다.

갑작스럽게 오너 자리에 오른 김 대표는 부담감을 크게 느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영능력도 입증되지 않은 가운데 불안정한 금융시장과 개인투자자들의 불신을 등에 업고 출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계열사 수익이 상당 부분 줄면서 앞서 실적방어를 위해 비상장사 ‘이머니’와 계열사 간 이어왔던 지원사격 효과도 제대로 누리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이규희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이번 사태가 증권사 신뢰도에 영향을 미쳐 고객 기반 훼손으로 이어지면 중장기적 실적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라며 “리테일 사업 비중이 높을수록 고객 기반은 경쟁지위를 결정하는 핵심요소로 작용한다. 향후 고객 이탈 여부 등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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