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군단이 몰려온다 [글로벌 자동차산업 대격변]

입력 2023-05-07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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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기차 업체 300개 넘어
전기차 생산 단순해 비용 절감·수익은 높여
신생 분야여서 중국 브랜드 거부감 적어
정부 지원과 수월한 자본 조달도 긍정적인 측면
“26년 전 세계 전기차 50% 이상이 중국산 전망”

▲중국 상하이에서 4월 19일 열린 제20회 국제모터쇼에 마련된 샤오펑 전시장을 사람들이 둘러보고 있다. 상하이(중국)/AFP연합뉴스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이 내연기관에서 전기자동차 등 친환경차로 빠르게 옮겨가면서 중국이 신흥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은 대규모 자본과 설비 투자가 필요해 대표적인 기술집약적 산업으로 꼽혔다. 후발주자인 중국이 ‘규모의 경제’ 수혜를 누리는 선진국 업체들을 따라잡기 힘든 구조였던 셈이다. 그러나 전기차 부상이 판도를 뒤바꿔놨다고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최근 분석했다.

중국이 전기차 분야에서 선전하고 있다. 중국에서 생산 중인 전기차 업체만 300개가 넘는다. 전기차가 내연기관 차량보다 부품 수가 적고 조립하기 쉽다는 이점이 중국의 전기차 전성시대를 견인하고 있다. 전기차 업체는 옵션이 거의 없는 하나 또는 소수의 모델만 만든다.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는 단 4종의 전기차만을 생산하고 있다. 단순한 구조는 비용을 줄여 더 높은 수익을 창출한다. 테슬라는 모델2 생산비용이 모델3의 절반에 불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상 자동차업계에서는 10% 마진을 선방한 것으로 보고 있는데, 테슬라의 마진은 15%를 넘어선다.

전기차가 신생 분야라는 점도 낯선 중국 브랜드에 대한 거부감을 낮춘다. 테슬라가 빠르게 시장을 휩쓸고, 중국 업체들이 유럽을 넘보고 있다는 것은 자동차 산업의 오랜 규칙이 무너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이코노미스트는 평가했다. 워런 버핏이 택한 BYD와 GWM은 중저가 브랜드인 오라(Ora)와 고급 브랜드인 웨이(Wey)를 지난해 10월 파리 모터쇼에서 선보였다.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니오와 샤오펑은 유럽 전역에서 자동차를 판매하고 있다. 데이터 업체 슈미트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지난해 서유럽에서 판매된 전기차 가운데 중국산은 6.2%를 차지했다. 비중은 점차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컨설팅 회사 가트너는 2026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판매되는 전기차의 50% 이상이 중국산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전기차는 배터리 시장 장악력, 정부 지원에 힘입어 비용 절감 효과도 보고 있다. 전통 자동차 업체들은 높은 배터리 비용 탓에 전기차에서 수익 전환을 꾀하기가 어렵다는 평가다. 투자은행 번스타인은 드라이브 트레인을 교체하면 전통업체들의 비용이 최대 50%까지 증가하고, 배터리 때문에 내연기관에 비해 전기차의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중국 전기차가 규모와 효율성 면에서 글로벌 브랜드보다 저렴하다”고 평가했다.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최고경영자(CEO)도 “중국과 싸우려면 비슷한 비용구조를 가져야 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자동차를 바라보는 중국인들의 관점이 변한 것도 유럽 업체들을 고전하게 만든다. 한때 화려한 해외 브랜드를 선호하던 중국인들은 최근 혁신을 우선순위에 놓고 있다. 그 여파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2021년에 중국 전체 신차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에 못 미쳤다. 이는 중국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부상한 뒤 처음 있는 일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강조했다.

수월한 자본조달도 중국 업체들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샤오펑에 투자하는 등 차세대 테슬라 후보기업으로 자금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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