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행보에 삼성바이오로직스 미국 진출 속도 내나

입력 2023-05-07 16:00수정 2023-05-07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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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제2바이오캠퍼스 조감도. (사진제공=삼성바이오로직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반도체 성공의 DNA를 바이오로 이어가겠다고 선언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사업이 날개를 단다.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 미국을 중심으로 삼성의 지위를 다지기 위한 본격적인 투자가 전망된다.

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최근 미국 동부에서 존슨앤드존슨(J&J)과 BMS, 바이오젠 등 글로벌 바이오기업 CEO를 잇달아 만나며 바이오사업 확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미국 동부는 세계 최대 바이오클러스터가 있는 상징적인 곳이다.

삼성은 반도체의 뒤를 이을 그룹의 대표 먹거리로 일찌감치 바이오산업을 낙점하고, 과감한 투자로 시장에 진입했다. 그 결과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설립 11년 만인 지난해 연매출 3조 원을 돌파, 국내 최대 규모 제약·바이오기업으로 성장했다. 생산 능력 기준으로는 글로벌 CDMO 업계 1위 기업이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올해 3월 인천 송도 5공장 증설 계획을 확정했다. 약 2조 원을 투자하는 5공장은 18만ℓ(리터) 규모로 상반기 착공, 2025년 9월부터 가동할 계획이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국가 생명공학 및 바이오 제조 이니셔티브’를 추진, 바이오 제품에 대해서도 자국 내 제조·생산을 독려하고 있다. 미국의 이런 움직임은 CDMO 기업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고조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보스턴과 뉴저지에 영업 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글로벌 고객사 및 잠재 고객사가 밀접한 지역에 거점은 마련했지만, 생산 설비는 여전히 송도에 집중된 상태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지난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2023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메인트랙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바이오로직스)

앞서 존림 사장은 생산 설비를 미국으로 확대하겠단 뜻을 꾸준히 드러냈다. 해외 의약품 전문매체와 인터뷰에서 텍사스주, 캘리포니아주, 노스캐롤라이나주 등 구체적인 후보지를 거론하기도 했다. 다만 미국에서는 한국만큼 빠른 속도로 공장을 짓기 어렵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그간 ‘초격차’를 핵심 경쟁력으로 내걸고 생산 능력 확대에 집중해 왔다. 4공장을 전체 가동하는 올해 60만4000ℓ, 5공장을 가동하는 2025년 78만4000ℓ의 생산이 가능해지는 만큼 생산 능력 면에서 압도적인 글로벌 1위는 굳혔단 평가다.

따라서 이제부터는 이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미국 생산 설비 마련에 뛰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직접 투자와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CDMO를 넘어 글로벌 종합 바이오기업을 목표하는 만큼 미국을 발판으로 한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시도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삼성물산과 함께 출자한 라이프사이언스펀드를 통해 미국의 유전자 치료제 개발 기업 재규어진테라피 및 나노입자 약물 전달체 기업 센다바이오사이언스 등에 투자, 차세대 의약품 기술을 육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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