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부실 ‘위험수위’…위탁보증 부실률 3개월 새 2.5배↑

입력 2023-04-2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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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급전 지원 급한 불 껐지만
높은 이자에 원리금도 못 갚아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신용보증기금의 ‘소상공인 위탁보증’ 부실률이 올해에만 2.5배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대출 원리금을 제대로 갚지 못하는 대출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신보의 부실 우려가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신보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소상공인 위탁보증 상품 부실률이 올 3월 말 9.3%를 기록했다.

소상공인 위탁보증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은 소상공인이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 신보가 보증하는 제도다. 5년간 최대 4000만 원을 대출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 제도는 2020년 5월부터 시행돼 2021년 말 공급이 종료됐다.

정부 지원으로 돈을 빌려 ‘급한 불’은 껐지만 계속되는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이 덮치면서 이자도 못 내는 소상공인들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시행 초기인 2020년 0.2%였던 소상공인 위탁보증 부실률은 2021년 1.7%, 지난해 3.9%로 높아졌다가 올해는 3개월 만에 전년 대비 2.5배가 넘게 뛰었다.

신보가 올해 업무계획에서 전망한 소상공인 위탁보증상품 부실률은 연말 기준 6.6%. 이미 1분기에 연간 예상치를 넘어선 셈이다.

이는 신보의 일반 보증상품 부실률(3.2%)에도 2.9배 높은 수준이다. 일반보증 부실률은 2020년 2.4%, 2021년 2.0%, 2022년 2.0%, 2023년 3월 말 3.2% 수준이다.

신보에 따르면 2021년 말까지 소상공인 위탁보증상품의 공급금액은 7조4295억 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3월 말 해당 보증잔액은 6조1235억 원이다. 상환 및 대위변제로 1조3000억 원가량 떨어졌다.

신보의 월별 대위변제 건수는 지난해 3월 1005건에서 올 3월에는 2022건으로 1년 만에 2배 넘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위변제액도 155억 원에서 304억 원으로 급증했다.

소상공인 위탁보증 부실률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추진한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소상공인의 대출 만기 최대 3년 연장 및 원리금 상환 최대 1년 유예가 9월 종료를 앞두면서다. 시장에서는 하반기 경제 상황이 더욱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 추가 연장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금융사 부담을 고려해 원리금 상환유예는 끝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소상공인 위탁보증의 부실률이 오르면서 신보의 재정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로 인해 정작 보증이 필요한 사람에게 적기에 보증 지원을 못하게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용우 의원은 “본격적인 상환 기간이 도래하면서 위탁보증 부실률과 대위변제 규모는 더 커질 것”이라면서 “신보기금의 부실화를 막기 위해 고의연체 등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고 리스크 관리는 강화하는 한편 적극적인 채무 재조정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보 관계자는 “향후 소상공인의 부실률 및 대위변제가 증가추세로 이어질 경우 정부와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추가출연 등 재정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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