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업계 "버려졌던 폐열, 쓸데 많네"

입력 2009-04-30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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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절감,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

석유화학업체들이 그동안 버렸던 폐열(스팀)을 모아 공장을 돌리는 동력원으로 재활용하면서 새 에너지원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는 경기불황과 인도 등 동남아시아의 공급과잉 우려 등으로 석유화학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언제 약화될지 예측이 어려워지면서 석유화학업체들이 원가절감에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업체는 그동안 두 회사간 개별적으로 폐열을 공급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4개사가 '스팀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울산 용연공단 내 석유화학기업인 SKC, KP케미칼, 코리아 PTG, 한솔EME 등 4개사는 공장 가동시 발생하는 폐열을 활용해 공장을 돌릴 수 있는 '스팀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스팀 네트워크'는 에너지절약전문기업(ESCO)인 삼성에버랜드가 구축한 것으로 그동안 두 회사가 개별적으로 공급된 사례는 있었지만 4개사가 연합으로 스팀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은 처음이다.

이들 4개사는 공정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서로 공급해 에너지로 재활용하게 된다.

코리아PTG는 공정 운전시 일정 온도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저압·중압 스팀(폐열)을 KP케미칼과 한솔EME로부터 공급받게 되며, 소각 공정에서 발생하는 고압스팀(폐열)은 SKC에 판매할 수 있게 됐다.

또한 SKC는 코리아PTG로부터 공급받은 고압스팀(폐열)을 보일러와 증류탑에 보내 제품원료의 증류공정에 사용하며, 이를 통해 기존 스팀 생산을 위해 연료로 사용하던 벙커C유를 연간 1600만 ℓ 줄여 약 70억원의 경제적 비용절감 효과를 보게 됐다.

이에 앞서 SK에너지는 지난 2월 울산공장 인근 애경유화로부터 시간당 40t의 폐열을 공급받기로 하는 계약을 맺었다.

애경유화가 주력상품인 플라스틱 유연제를 만드는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폐열이 더 이상 쓸모없게 되자, SK에너지가 석유화학 폴리머 생산공정에 이 스팀을 이용하게 된 것이다.

SK에너지는 이번 계약으로 기존 연료로 사용하던 벙커C유를 연간 2300만ℓ(138억원 상당) 줄였고, 애경유화는 폐열 판매로 매년 50억원에 가까운 수익을 올리게 됐다.

아울러 단일 업체가 공장간 잉여스팀을 나눠쓰면서 원가절감에 나서는 곳도 있다.

LG화학의 충남 대산공장은 벤젠을 생산하는 BRU공장의 경우 강제 냉각되는 과정의 열을 회수해 재활용하고, 사용하기에 부적합한 저열량 에너지를 모아 재활용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LG화학은 이러한 에너지 중심의 공정혁신을 추진한 결과, 3년 전의 40% 수준으로 에너지 원단위를 끌어내렸다.

삼성토탈은 방향족(벤젠·톨루엔·자일렌) 공장의 정제탑에서 나오는 140도 이상의 폐열을 인근 프로필렌 생산공장의 동력원으로 쓰고 있다. 버려지던 이 스팀을 회수해 보일러 급수를 끓이는 데 사용, 보일러 급수를 저압스팀으로 변화시켜 다른 공장으로 보내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 회사는 50억원을 투자해 연간 1만8000t의 에너지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버려졌던 스팀에 대한 고민이 많았지만 파이프라인 공사 등 설비공사 때문에 선뜻 협력에 나서지 못했지만 최근 원가절감 및 안정적인 수익원으로써 잉여스팀 활용이 강조되면서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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