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스쿨존 뺑소니' 현장검증…피의자 측 "사람 아닌 배수로로 오인"

입력 2023-04-24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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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재판장 조용래 부장판사)는 24일 오전 만취 상태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초등학생을 치어 숨지게 한 사고 현장을 검증했다. (법원기자단)

음주운전자의 차량에 의해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초등생이 사망한 이른바 '청담동 스쿨존 뺑소니 사고'에 대한 법원의 현장검증이 24일 열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재판장 조용래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한 초등학교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사고 당시 상황을 재구성하는 등 현장검증을 시행했다.

이날 현장검증에 피의자 A 씨는 참석하지 않았다. A 씨 측 변호인은 피해자를 치면서 사람인지 인식하지 못했고, 그 충격을 배수로를 넘는 거로 오인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피의자가) 뭔가 꿀렁한 걸 밟고 사람인지는 인지하지 못했다 하는데, (배수로의) 턱이 생각보다 낮다"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를 친 일이) 배수로로 오인할 정도로 높이가 있었는지 봤다. 배수로 높이와 도로면을 (비교했을 때) 크게 턱이 있는 높이는 아니었다"면서도 "평가는 나중에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A 씨는 지난해 12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한 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초등학생 B 군을 친 후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A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28%로 면허 취소 수준(0.08% 이상)이었다.

지난 재판에서 A 씨 측 변호인은 "먼저 이 같은 행동이 얼마나 참담한 결과를 일으켰는지 반성해도 끝이 없다"면서도 "다만 피고인에게 도주 의사는 없었다"며 도주치사 혐의에 대해선 부인했다.

하지만 검찰은 "피고인은 사고 지역에 수년간 거주해 도로 사정 잘 알고 있었지만, 술에 취해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좌회전하여 교차로를 건너던 피해자를 역과(轢過, 바퀴 따위로 밟고 지나가는 것)했다"며 "그런데도 정차해 피해자 구호 조치를 하지 않고 주거지까지 도주해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주장했다.

다음 재판은 내달 2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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