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금융지주, 1분기 실적 꺾인다…CEO 자사주 매수 행렬

입력 2023-04-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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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3사 1분기 순익 전망 9.8%↓
영업익도 7% 줄어 7751억 그칠듯
이자수익 감소·충당금 적립 악영향
김기홍 JB 회장, 자사주 2만주 획득
김태오 DGB 회장, 1만주 사들여

▲BNK금융지주(왼쪽부터)·DGB금융지주·JB금융지주. (사진제공=각사)

지난해 대규모 이자이익을 거뒀던 지방 금융지주들이 올해 1분기에는 우울한 성적표를 받을 전망이다. 금리 인상 분위기가 꺾인 데다 상생금융, 대손충당금 적립 등으로 이익이 감소한 영향이다. 실적 악화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 지방지주 회장들은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방금융지주 3사(BNK금융·DGB금융·JB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지배주주순이익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는 546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 6053억원과 비교하면 9.8% 줄어든 수준이다. BNK금융과 DGB금융이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감소 폭이 컸다. BNK금융이 같은 기간 2763억 원에서 2441억 원으로 11.6%, DGB금융은 12.2%(1624억 원→1425억 원), JB금융 4.4%(1668억 원→1594억 원) 각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3사의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 1분기 8333억 원을 기록했지만 올해 1분기는 7.0% 감소한 7751억 원에 그칠 것으로 추산된다.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개월 전(8110억 원)과 1개월 전(8155억 원) 8100억 원대였지만 현재 7700억 원대로 뚝 떨어졌다.

이처럼 지방금융지주의 실적 악화가 예상되는 이유는 경기침체 등에 따른 이자이익·수수료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부동산 금융 부진으로 인한 수수료 수익 급감도 영향을 미쳤다. 지방금융지주의 경우 증권 혹은 캐피탈 자회사의 이익 기여도가 큰 편이다.

BNK금융은 조달비용 상승으로 순이자마진(NIM)이 감소하고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의 수익성이 점진적으로 둔화된다는 전망이 나왔다. KB증권은 BNK금융의 수수료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50% 감소하고 1분기 부산·경남은행 NIM은 전분기 대비 4bp(1bp=0.0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DGB금융은 은행의 NIM이 전분기 대비 15bp 내리면서 경쟁사보다 하락 폭이 클 것으로 추정했다.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지난해에는 NIM이 크게 올랐지만 올 들어 은행채 금리가 내렸기 때문이다. 부동산금융 수수료 수익 감소로 그룹의 비이자 이익도 줄어들 것으로 점쳐졌다. JB금융의 이익 감소 폭은 타사보다 낮은 편이지만, NIM 하락과 비이자 이익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대손충당금 적립도 실적에 악영향이다. 충당금을 쌓게 되면 이익은 그만큼 마이너스된다. 지방은행들은 시중은행보다 여신 포트폴리오에서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큰데, 최근 기업대출 연체율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추가 충당금 적립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PF 수수료 둔화에 따라 수수료 이익 부진이 예상되고, 감독당국의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 권고로 대손충당금도 예년 평 분기 수준보다는 다소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실적악화 우려가 나오자 지방지주 회장들은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경영 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표명하고 최고경영자로서 기업가치 제고 의지를 피력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기홍 JB금융 회장은 10~11일 자사주 2만 주를 취득했다. 김 회장은 국내 7대 금융지주 회장 중 발행주식 총수 대비 가장 많은 자사주를 가졌다. JB금융 관계자는 “국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도 내실경영을 통해 지속적으로 책임경영을 실천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오 DGB금융 회장은 지난달 30일 자사주 1만 주를 주당 6944원에 장내 사들였다. 김 회장은 취임 이후 7차례 자사주를 취득해 총 5만 주의 DGB금융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빈대인 BNK금융 회장도 지난달 17일 취임 직후 자사주 3만1885주를 취득했다.

다만, 국민연금은 최근 BNK·DGB·JB금융 등 3대 지방금융지주사의 지분 비중을 모두 축소했다. 국민연금의 BNK금융 지분율은 지난달 기준 8.47%로 지난해 10월보다 1.01%포인트(p) 낮아졌다. 이 기간 국민연금은 BNK금융의 주식 329만3741주를 장내 매도했다.

DGB금융의 지분율도 지난달 기준 8.78%로 올해 1월보다 1.14%p 축소됐다. 국민연금은 DGB금융의 주식을 두 달간 192만2079주 팔아치웠다. JB금융의 지분율 역시 올해 2월 기준 7.17%로 지난해 8월 8.21%보다 1.04%p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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