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돈 봉투 파장’... 자체 조사단 효과 있을까?

입력 2023-04-1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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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13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돈 봉투 의혹’에 대응하기 위해 자체 진상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파장이 계속 되자 ‘뭐라도 해야 한다’는 고민 끝에 나온 대응이지만, 보여주기식에 그칠 수 있다는 회의론도 나온다.

민주당은 처음 의혹이 제기됐을 다시 야당 탄압, 정치검찰이라며 역공을 펼쳤다. 그러나 관련 인사들의 녹취가 공개되는 등 상황이 안 좋게 흘러가자 당 지도부는 조사단을 꾸려 자체 진상규명에 나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선우 대변인은 15일 기자들과 만나 “내부 논의를 마친 뒤 다음 주쯤 돈 봉투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기존 당 조직을 활용할지, 별도 기구를 설치할지 여부나 구체적인 방식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자체 조사가 실효성을 담보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16일 민주당 소속 한 중진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금 상황에서) 최선의 방법이 뭐가 있겠냐”며 “당에서 지금 뭐라도 안할 수 없으니 진상조사단을 꾸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상조사단은)수사기관도 아니고, 수사권도 없다”며 “조사를 한다고 해도 당사자들이 이미 언론에 밝혔듯 ‘무관하다, 기획수사다’ 하는 선에서 그치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2022년 5월 27일 당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가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 아라 김포여객터미널 아라마린센터 앞 수변광장에서 열린 김포공항 이전 수도권 서부 대개발 정책협약식에서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에게 마이크를 건네고 있다 (연합뉴스)

당 의원들도 곤혹스럽다는 분위기다. 비명계인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최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언론에서 육성으로 된 녹취, 녹음이 계속 나오는 상황이라 안 믿을 수도 없고, 황망할 따름”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프랑스에 머무는 송영길 전 대표가 자진 귀국해 검찰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다만 총선에 미칠 영향을 거론하기엔 이르다는 의견이 있다. 본지와 통화한 의원은 “총선 영향은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며 “(관련 인사들이)기소되면 총선까지 판결이 나올 가능성은 없고, 재판 중일 텐데 그 사람들 공천 배제하고 새로운 영입 인사 넣고 하면 또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다. 좋게도, 안 좋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번 의혹을 두고 ‘이정근 게이트’, ‘좌파 게이트’라며 비판 공세를 높이고 있다.

이날도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대표 사법리스크에 비해 돈잔치 선거쯤은 별 거 아니라는 잠재적 인식이 있지 않겠냐”며 “지금이라도 민주당은 ‘쩐당대회’ 돈 봉투를 열어 그 실체적 진실을 국민께 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더불어민주당인가, ‘더 넣어 봉투당’인가”라며 “송 전 대표는 외국에 도피해 개인적 일탈이니, 검찰 조작이니 궤변으로 국민을 속이려 하지 말고 즉각 귀국해 수사로 협조하는 것이 그나마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수천만 원의 불법 정치자금이 오갔을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이다. 특히 돈 봉투가 민주당 현역 의원 10명, 많게는 20명한테까지 전달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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