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 매수 vs 공매도”…에코프로株 두고 힘겨루기 한판

입력 2023-04-12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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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 3형제, 공매도 타깃에도 개인 ‘사자’
에코프로비엠 공매도 거래대금 1위
공매도 선행지표 ‘대차잔고’도 급증
증권가 주가 과열 우려…‘매도’ 의견 속출

에코프로 그룹주를 둘러싸고 개인투자자와 공매도 투자자 사이의 줄다리기가 시작됐다. 공매도 세력의 타깃이 됐는데도 개인투자자의 매수세를 기반으로 급등해서다. 증권가에서는 주가 과열에 대한 경고도 나오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에코프로비엠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1201억 원으로 집계됐다. 코스피 시장에서 공매도 거래대금 1위인 POSCO홀딩스(1384억 원)와 맞먹는 규모다. 에코프로와 에코프로에이치엔도 각각 619억 원, 73억 원으로 코스닥 시장에서 공매도 거래대금 2위와 6위를 차지했다.

공매도 잔고도 마찬가지다. 7일 기준 에코프로비엠은 8634억 원, 에코프로에이치엔은 418억 원으로 코스닥 시장에서 공매도 잔고 상위 50종목에 올랐다. 특히 에코프로비엠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을 통틀어 공매도 잔고 규모 1위기도 하다.

공매도의 선행지표로 불리는 대차자고도 늘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에코프로비엠(3조8042억 원)와 에코프로(2조2623억 원)의 대차잔고는 3월 말보다 1조 원 가까이 늘었다. 대차잔고가 늘어난 만큼 앞으로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는 시각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도 이들 주가는 고공행진 중이다. 올해 에코프로 주가는 이날 기준 521.36% 상승해 국내 증시에서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에코프로비엠(199.67%), 에코프로에이치엔(52.15%)도 급등세다.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는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 1, 2위를 기록 중이다. 세 종목을 합친 시가총액은 44조 원을 넘어선다.

주가를 끌어올리는 투자자는 개인이다. 올 초만 해도 이들 종목은 외국인투자자의 매수세가 주가 상승을 주도했지만, 현재는 개인 매수세가 주도 중이다. 실제 개인투자자는 이달 들어서만 에코프로는 2870억 원, 에코프로비엠(671억 원), 에코프로에이치엔(344억 원) 순매수 중이다. 이들 종목에 대해 외국인은 순매도세로 돌아서거나 매수세를 줄여가는 분위기다.

증권가에서는 해당 종목에 대한 주가 과열을 경고하는 의견이 늘고 있다. 이날 하나증권은 에코프로의 투자의견을 ‘매도’로 하향하고 목표주가는 45만4000원을 제시했다. 목표주가의 경우 이날 에코프로의 종가보다 18만 원 넘게 낮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리스크를 떠안는 매수도 위험하지만 3개월 주가 562% 상승을 전부 시장의 광기로 치부하는 것 역시 현재 서있는 좌표를 오독할 위험이 있다”며 “적정 가치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김현태 BNK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날 에코프로비엠에 대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불확실성 해소, 대규모 수주 기대감 등이 긍정적 요소지만, 최근 주가에 해당 기대감은 선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목표주가를 상향하나,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고 판단해 투자의견은 ‘보유’로 하향한다”고 했다.

한편 증권가의 경고에 에코프로 3형제는 이날 급락했다. 에코프로(-16.78%)를 비롯해 에코프로비엠(-6.28%), 에코프로에이치엔(-6.28%) 모두 하락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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