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비발디 1085만원 이어 한화꿈에그린 1060만원 3.3㎡당 분양가 책정
올 상반기 동안만 5000여 가구 공급이 예정된 인천 경제자유구역 청라지구 공급업체들이 분양가를 낮추는 방법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여전히 청약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만큼 어쩔 수 없는 선택인 셈이다.
28일 한화건설에 따르면 이 회사가 청라지구 A7블록에 공급하는 '청라 한화꿈에그린' 1172세대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1060만에 책정됐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기 이전 3.3㎡당 1300만원까지 치솟았던 청라지구 아파트 분양가는 공공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이후 3.3㎡당 900만~1000만원에서 분양가가 책정돼왔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2월 인천도시개발공사가 분양한 '청라 웰카운티' 464세대는 무려 3.3㎡당 1171만원에 분양가가 책정돼 청라지구 최고 분양가 아파트로 자리매김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공급된 청라지구 아파트의 분양가는 잇따라 떨어지고 있다. 지난 주 청약1순위 접수에서 평균 3대1의 청약경쟁률을 보이며 파란을 이끌었던 '청라 한라비발디'의 경우 평균 분양가는 3.3㎡당 1085만원으로 2월 분양한 청라 웰카운티보다 3.3㎡당 90만원 가량 낮은 가격에 분양가를 책정했다.
이와 함께 다음 주 수요일인 5월 6일 1순위 청약접수가 예정된 한화건설의 '청라 한화꿈에그린'의 분양가가 3.3㎡당 1060만원으로 다시 한라비발디보다 15만원 가량 낮아지면서 청라지구의 분양가 인하 경쟁은 본격화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러한 청라지구 분양가 인하 경쟁은 청라지구가 안고 있는 태생적인 문제점인 수요부족에 기인한다. 주택 업계는 청라지구에 올 상반기에만 5000여 가구를 공급하는 것을 비롯해 올 한해 동안 약 1만여 가구를 이 지역에만 쏟아부을 예정이다.
하지만 문제는 청라지구의 경우 수도권 신도시와 달리 주택수요가 충분하지 못하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입지상 인천광역시에 치우쳐 있는 만큼 서울이나 수도권 주요 도시 출퇴근 수요자들이 노리기에 적절치 못하다는 것이 청라지구가 안고 있는 약점이다. 이 때문에 수도권 실수요자들은 오히려 김포한강신도시나 파주 교하신도시와 같은 수도권 신도시보다 관심을 덜 가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부동산써브 채훈식 리서치센터장은 "경인운하 개발 이후 청라지구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입지나 공유수면 매립지 위에 지어진 주택지라는 점에서 실제로 거주할 수요자들의 관심은 생각만큼 높지 않다"며 "더욱이 앞서 분양한 물량도 5000여 가구를 넘고 있는 만큼 수요가 '말라'가는 것을 뻔히 보이고 있어 주택 업체들의 분양 전략도 다급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청라지구에서는 청약실적이 나쁘지 않은데도 후발 분양 물량의 분양가가 떨어지는 '기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한화건설이 공급할 '청라 꿈에그린'은 입지면에서 청약접수를 마친 '청라 한라비발디'와 함께 '2강'으로 꼽히고 있다. 그런 '청라 한화꿈에그린'이 3.3㎡당 1060만원대에 분양가를 책정한 만큼 이후 분양할 물량들의 분양가도 이보다 낮거나 같을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같은 분양가 인하는 바로 미분양에 대한 공포에서 시작된다. 일시적인 불황 때문이 아닌 수요 부족에 따른 미분양은 장기화될 우려가 크고 이 경우 미분양에 따른 자금 유동성 악화를 막기위해 분양가의 75%선에 주공에 임대아파트로 넘기거나 해야되는 만큼 차라리 분양가를 낮춰 서둘러 분양을 마치는 것이 낫다는 인식이 청라 주택 업체들 사이에 번지고 있는 셈이다.
한 주택업계 관계자는 "입지나 브랜드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한라와 한화가 3.3㎡당 1100만원이 넘지 않는 분양가를 책정했고, 특히 한화의 경우 다소간이라도 분양가를 앞서 분양한 한라비발디보다 낮춘 만큼 5월 이후 분양을 계획 중인 호반건설과 SK, 반도 등 동시분양 4개 사들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써브 채 센터장은 "2년째 이어지는 부동산 불황이 지난 98년 분양가 자율화가 실시된 이후 시작된 '후발 분양물량의 분양가는 선 분양물량의 분양가 이상에서 결정된다'는 법칙을 깨뜨린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