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로펌 열전]① 또 다른 검찰…고래만큼 강력한 ‘태평양 형사그룹’

입력 2023-03-17 06:00수정 2023-03-17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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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쟁한 檢출신 70명 포진…팀 세분화로 전문성 강화

검찰총장 지낸 김수남 필두로
김희관‧노승권 등 檢전관 포진
‘증권범죄합수단’ 창설실무 맡은
정수봉 변호사가 그룹 진두지휘

포렌식 전문팀으로 효율적 수사
국내 로펌 첫 ‘종합상황실’ 도입

“로펌 속 또 하나의 검찰.”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형사그룹’을 일컫는 별칭이다. 태평양 형사그룹은 검찰을 그대로 옮겨놓은 인적‧물적 인프라를 자랑한다.

▲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형사그룹 정수봉(왼쪽부터) 변호사, 노승권 대표 변호사, 김희관 대표 변호사, 김정환 변호사가 본지와 인터뷰에 앞서 로펌 로고 앞에서 자세를 취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김수남(사법연수원 16기) 전 검찰총장을 필두로 김희관(연수원 17기) 전 광주고검장과 노승권(21기) 전 대구지검장이 대표 변호사로서 ‘투 톱’을 이뤄 뒤를 받친다. 이진한(21기) 전 서울중앙지검 제2차장검사, 허철호(23기) 전 창원지검 차장검사, 이경훈(23기) 전 서울동부지검 부장검사, 김범기(26기) 전 서울남부지검 제2차장검사, 김신(27기) 전 서울중앙지검 공안부장, 이정호(28기) 전 대검찰청 사이버범죄수사단장, 이승호(30기) 전 대검 반부패강력부 마약조직범죄과장, 김정환(33기) 전 서울북부지검 부장검사 등 검찰 전관들이 포진해 있다.

경찰청 수사국장을 지낸 최현 전 대전지방경찰청장과 장우성 전 경찰청 외사수사과장, 안무현 전 경찰청 영장심사관, 이성원 전 서초경찰서 통합형사팀장까지 경찰 출신을 포함하면 태평양 형사그룹은 약 70명 규모다. 웬만한 검찰청 보다 많은 인력이다.

고등검사장을 역임한 김희관 대표 변호사는 16일 서울 종로구 센트로폴리스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태평양 형사그룹은 압도적인 맨 파워와 협업 DNA, 형사 분야의 오랜 노하우를 바탕으로 사회 변화에 따른 전문팀을 선제적으로 구성했다”며 “고객이 필요로 하는 법률 서비스를 적재적소에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형사그룹 김희관(왼쪽) 대표 변호사와 노승권 대표 변호사가 16일 서울 종로구 센트로폴리스 법무법인 태평양 회의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검찰 못지않은 인적‧물적 인프라…전직 ‘대검 디지털수사관’ 2명 배치

특히 태평양은 디지털 포렌식 전문팀을 갖춰 형사그룹과 수사 대응 측면에서 협력하며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 전문 장비와 프로그램 또한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태평양은 2015년 검찰 출신으로 네이버 법무그룹장‧부사장으로 재임한 김광준(23기) 변호사를 팀장으로, 대검 디지털 수사담당관 출신인 정수봉(25기)‧이정호 변호사를 주축으로 포렌식팀을 구성했다. 전직 ‘대검 디지털 수사담당관’을 2명이나 둔 곳은 태평양이 유일하다.

정수봉 변호사는 법무부 형사기획과장 재직 당시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리는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 합동수사단’ 창설 작업에 관여한 인물이다. 현재 태평양 형사그룹 그룹장을 맡고 있다.

검사장을 거친 노승권 대표 변호사는 이 자리에서 “형사‧포렌식 업무가 여러 부서와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자문으로 파생되면서 2020년 디지털 포렌식팀을 100여 명 규모의 ENI팀(E-discovery & Investigation)으로 확장했다”고 설명했다. E-discovery는 전자증거 개시 제도로, 수사를 뜻하는 Investigation과 합쳐져 e-디스커버리‧포렌식 등의 수사 기법이 수사 단계부터 폭넓게 활용되고 있는 점을 감안했다.

25년 동안 검찰에서 특수 사건과 기업금융 사건을 지휘해 온 검찰 대표 ‘특수통’ 노 대표 변호사는 조세범죄수사대응팀을 이끌고 있기도 하다. 태평양은 2016년부터 조세형사팀을 운영해오면서 쌓은 노하우와 성과를 기반으로 형사 부문을 대폭 보강한 전문팀인 ‘조세범죄수사대응팀’을 출범했다. 조세범죄수사대응팀은 조세, 민‧형사 등 관련 분야 전문가 50여 명이 유기적인 ‘원 팀’을 꾸려 국세청 조사, 검찰 수사, 재판 등 단계별로 적극적이고 효과적으로 대처한다.

형사 실무는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 제2부장검사 출신 김범기 변호사와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 부부장‧특수부 검사로 근무하며 기업 조세포탈‧횡령‧배임 수사를 처리한 김정환 변호사가 담당한다. 조세 실무는 대법원 재판연구관 조세팀장을 지낸 심규찬(30기) 변호사가 주도한다.

노 대표 변호사는 “다년간 포렌식 업무를 경험한 변호사와 실력 있는 엔지니어들이 긴밀히 공조해 최고의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태평양은 법무법인 최초로 리뷰 플랫폼 ‘렐러티비티(Relativity)’를 클라우드 방식으로 구축하고 최신 포렌식 장비를 들여와 효율적이고 정확한 포렌식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공정거래조사부 기능 강화와 함께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와 검찰 수사, 재판 등 단계별 과정에서 디지털 포렌식의 중요성이 증가함에 따라 태평양 공정거래조세형사 태스크포스팀(TFT)을 비롯한 다양한 부서와 협업하며 효과적인 대응 체계를 갖추고 있다.

태평양은 지난해 6월 대검 과학수사부 원용기 검찰수사관을 전문위원으로 영입했다. 원 전문위원은 검찰에서 15년 이상 재직하며 피싱 차단 시스템을 개발하고, 사이버 테러사건 등에서 역량을 발휘해 왔다. 검찰 내에서도 포렌식‧내부조사‧가상화폐 분야의 뛰어난 전문지식을 갖춘 전문가로 평가 받는다.

▲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형사그룹 김정환 변호사가 16일 서울 종로구 센트로폴리스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검찰 합수단 부활에 선제 대응…다수 전문팀 확대‧출범

최근에는 검찰의 합동수사단 부활 등 검찰‧수사기관 기조 및 조직 변화에 따라 선제적인 대응을 위해 다수 전문팀을 확대‧출범했다.

2021년 8월 중대재해대응본부 확대 출범, 지난해 1월 종합상황실 신설, 같은 해 5월 금융증권범죄조사대응팀 출범, 9월 조세범죄수사대응팀 확대 출범, 올해 1월엔 공정거래형사대응센터 출범까지 최근 2년 내 조직 혁신을 단행해 최신 수사기법 등에서 대응력을 강화했다.

중대재해대응본부는 김성진(15기) 대표 변호사가 총괄하고 있다. 태평양은 지금으로부터 8년 전인 2015년 국내 로펌 가운데 처음으로 산업안전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한 데 이어 작년 1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발맞춰 기업들에게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원스톱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나아가 언제 어디서든 고객 기업의 위기 해소에 전사적 역량을 기울이겠다는 취지로 국내 로펌 최초로 365일 24시간 가동되는 ‘종합상황실’ 체제를 도입했다.

종합상황실은 전국의 산업사고 해결을 위한 대응 단계별 전문팀으로 세분화돼 있다. 태평양 중대재해대응본부 산하 종합상황실에는 △현장대응팀 △변론대응팀 △수사대응팀 등이 한 몸처럼 움직인다. 사고가 발생하면 현장대응팀을 급파하고, 변론대응팀과 수사대응팀 등 세분화된 전문팀을 동시에 가동해 숨 가쁘게 돌아가는 이슈들에 체계적으로 대처한다.

금융감독원 자본시장 담당 부원장을 역임한 이동엽 고문을 비롯해 금융위원회‧금감원‧한국거래소‧검찰 등에서 불공정 거래 실무‧조사‧수사 경험이 축적된 전문가를 주축으로 한 금융증권범죄조사대응팀에선 △미공개정보 이용행위(내부자 거래) △시세 조종(주가 조작) △사기적 부정거래 △시장질서 교란행위 △공시 위반 및 주식보고의무 위반 등 관련사건 전반을 담당한다.

올 들어 태평양은 ‘공정거래형사대응센터’에 많은 공을 들였다. 허철호 변호사를 중심으로 형사 및 공정거래 부분 핵심 전문가 60여 명을 배치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와 특수부에 근무하면서 부당지원, 불공정거래, 일감 몰아주기 등 기업사건 수사 경험이 풍부한 김정환 변호사의 합류를 꼽을 수 있다. 김 변호사에 거는 태평양의 기대가 크다.

이날 김 변호사는 “태평양 공정거래형사대응센터는 공정위 조사부터 검찰 수사, 소송 단계까지 모든 상황을 염두에 두고 사전에 철저한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이후에도 일관되게 대응하는 논스톱(non-stop)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형사그룹 정수봉(왼쪽부터) 변호사, 김희관 대표 변호사, 노승권 대표 변호사, 김정환 변호사가 16일 서울 종로구 센트로폴리스 법무법인 태평양 대회의실에 걸린 사진작가 브라이언 오스틴의 ‘밍크 고래’ 작품 앞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태평양 고래 회의실은 전 세계 흥행 1위를 차지한 넷플릭스 시리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극중 한바다 로펌의 시나리오 모티브가 되면서 화제를 모았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형사그룹’ 주요 구성원
정수봉(56‧사법연수원 25기) 변호사 (형사그룹장)
광주지방검찰청 차장검사, 대검찰청 범죄정보기획관,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부장검사, 대검찰청 초대 사이버범죄수사단장
김희관(59‧사법연수원 17기) 대표 변호사
광주고등검찰청 검사장, 대전고등검찰청 검사장, 부산지방검찰청 검사장, 법무부 기획조정실장, 대검찰청 공안기획관
노승권(57‧사법연수원 21기) 대표 변호사
대구지방검찰청 검사장,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제1차장검사(검사장), 대구고등검찰청 차장검사(검사장),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지청장
김정환(47‧사법연수원 33기) 변호사
서울북부지방검찰청 형사3부장검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공정거래조사부 부부장검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수부 검사(특수부, 국정농단수사본부)

박일경‧송석주 기자 e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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