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평균 111대 1’…서울발 청약 봄바람, 미분양 공포 밀어낼까

입력 2023-03-1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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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침체로 신음하던 서울 분양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이달 초 분양에 나선 서울 청약 단지들이 청약 홈런을 치고 있고, 지난해 말과 올해 초 분양시장 침체로 무순위 청약에 나섰던 단지들도 이달 들어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3부동산 대책서 내놓은 청약 규제 완화안이 이달 본격적으로 적용됐고, 서울 아파트값이 바닥을 쳤다는 신호가 포착되는 등의 기대감이 커지면서 청약 흥행몰이에 성공한 것으로 해석된다.

12일 본지가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부동산R114에 의뢰해 분석한 통계에 따르면 이달(9일 집계 기준) 서울 평균 청약 경쟁률은 111.6대 1로 집계됐다. 지난해 3월 서울 평균 청약 경쟁률은 10.3대 1로 단순 비교 시 열 배 이상 상승한 셈이다.

서울 청약 시장은 이달 들어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최근 서울 평균 경쟁률은 지난해 11월 8.4대 1, 12월 6.5대 1로 각각 한 자릿수에 그쳤다. 올해 1월과 2월에는 아예 서울 분양 물량이 없었다. 서울에서 세 자릿수 평균 경쟁률을 기록한 것은 지난해 2월 199.7대 1로 마무리한 이후 1년여 만에 처음이다.

이달 기준 서울에선 3개 단지에 대한 청약 신청만 진행돼 속단하긴 이르지만, 무순위 청약 흥행과 집값 낙폭 감소세 등을 고려하면 이달 말까지 청약 경쟁률 상승세 유지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달부터 청약 규제 완화로 추첨제 물량이 늘어나고 집값 반등이 시작되면서 청약 경쟁률이 상승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실제로 지난 10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서울 은평구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시그니처는 평균 경쟁률 11.4대 1을 기록했다. 214가구 모집에 2430명이 청약통장을 던졌다. 이 단지는 앞선 특별공급에서도 평균 4.9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또 8일 진행된 영등포구 영등포자이 디그니티 1순위 청약에는 1만9478명이 몰려 평균 198.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 59A㎡형은 18가구 모집에 6424명이 청약통장을 던져 경쟁률이 356.9대 1까지 치솟았다.

청약시장 해빙은 무순위 청약 시장까지 번졌다. 8일 접수한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무순위 청약에선 899가구 모집에 4만1540명이 몰렸다. 앞서 부동산 시장에선 소형 평형만 남은 만큼 흥행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지만, 실제 무순위 청약에선 정반대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5일 서울 한 아파트 견본주택 앞에 방문객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렇듯 최근 서울 분양시장 급반등은 청약 규제 완화와 집값 반등세가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1·3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에선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지역의 전용 85㎡형 이하 아파트에서도 추첨제(가점 40%·추첨 60%)를 통해 당첨자를 뽑는다. 또 전용 85㎡형 초과 물량은 아예 추첨 100%를 적용한다. 추첨제 물량은 가점이 낮은 젊은 층은 물론, 유주택자도 당첨을 노릴 수 있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청약 시장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공급 시기를 늦추려는 움직임이 많았지만, 최근 서울 시장이 규제 완화에 빠르게 반응하는 만큼 분양을 앞당기는 결정을 하는 곳도 나올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서울서 시작된 청약 봄바람이 전국으로 확산하기까진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부동산R114 통계에 따르면 이달(9일 기준) 경기도와 전북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0.1대 1로 여전히 부진했다. 경기와 인천, 지방 등의 집값 내림세가 서울보다 더 가파르고 수요 대비 공급량이 많아 청약자가 쉽게 늘어날 수 없는 구조로 풀이된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앞으로 서울에선 분양가격이 주변 시세 대비 합리적 수준으로 책정된다면, 청약 흥행이 이어지면서 미분양 리스크를 상당 부분 덜어낼 것”이라며 “반면 수도권 외곽과 지방 중소 도시 등 공급 과잉 지역에선 청약 부진이 지속되는 등 온도 차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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