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1인 최고금액 등 요청
업계 "지나친 관치 억울하다"
금융회사 성과급 체계 손질이 보험·증권·카드사의 ‘일반직원’에게까지 향하고 있다. 임원 성과급 현황을 요청한 데 이어 이번에는 국회가 나서 일반직원의 성과급 현황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5일 국회 및 금융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무소속) 의원실은 지난주 금융감독원을 통해 전체 금융사의 성과급 6년치 현황을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구체적으로는 △성과급 지급 임원 총액 1인 평균치 △1인 최고금액 △1인 최저금액 등이다. 주목되는 건 임원과 직원을 나눠서 각자 제출하라고 한 점이다. 현행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상 금융사 일반직원의 성과급은 당국이 건드릴 수 없다. 이 때문에 당국은 임원 성과급 체계를 손질해 결과적으로 일반직원들의 성과급도 줄일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양정숙 의원실 관계자는 "앞서 은행 성과급 현황은 제출 받았고 이번에는 은행외 보험 증권 카드 업권을 추가로 요청한 것"이라며 "은행도 일반직원의 성과급 현황을 제출 받아서 나머지 업권도 요청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은행에 이어 보험·카드사와 증권사까지 성과보수 체계 점검을 확대해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에서 성과급·퇴직금 등 보수체계 개선을 본격화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금융사 최고경영자(CEO) 성과급을 포함한 임원 보수를 주주총회에서 심의받도록 해 주주들이 직접 경영진의 보수를 감시·견제할 수 있게 하는 ‘세이 온 페이(Say on pay)’ 도입을 검토 중이다. 임원이 기업에 손실을 입히거나 비윤리적 행동을 할 경우 성과급을 환수하는 ‘클로백(Claw back)’ 제도 도입도 살펴보고 있다. 이달 중 TF 실무작업반에서 성과급 지급과 관련한 개선사항을 발굴할 계획이다.
법을 개정해 성과급 지급을 견제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금융사의 임원 성과급 규모와 산정 기준을 외부에 공개하는 법안을 발의해 놓은 상태다. 금융당국의 올해 주요 업무 추진계획에는 금융사 지배구조법 개정도 담겨 있다.
당국에 이어 국회까지 2금융권 일반직원 성과급도 사정권에 넣자 금융권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보험업계는 은행과 수익내는 구조가 다르다며 항변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전에는 임원 성과급 현황만 제출했는데, 일반직원들의 성과급까지 제출하라고 해 우려된다”며 “보험사는 단순 이자장사가 아닌, 코로나19 이후 자체 체질개선과 자동차보험 손해율 안정화 등으로 호실적을 냈는데 성과급 지급이 왜 문제인지 억울하다. 민간회사의 일반직원 성과급까지 정부가 개입하는 것은 지나친 관치”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