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북 ICBM’ 긴급회의 빈손으로 끝나...서방 vs. 중·러 기싸움

입력 2023-02-21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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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러, 안보리 침묵하게 만들어” 비판
중·러 대북 제재 완화 주장...“한미 연합훈련, 북한 자극해”

▲린다 토마스-그린필드(가운데)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2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 후 북한에 대한 장외 공동성명 발표에 참여한 서방국가 ㄱ인사들과 성명을 읽고 있다. 뉴욕/AFP연합뉴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20일(현지시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소집된 긴급회의에서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북한의 비확산을 주제로 열린 안보리 회의에서 미국과 일본 한국 등은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도발을 강력히 규탄하면서 의장성명 채택 등 안보리 차원의 공식 대응을 요구했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안보리 차원의 규탄 성명은 채택하지 못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에 더 많은 압력을 가하는 것이 부작용만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두 나라는 지난해 5월 미국 주도의 유엔 대북 제재 추진에도 거부권을 행사했었다. 제재나 의장성명을 채택하려면 상임이사국의 전원 동의가 필요하다.

이날 회의에서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안보리가 북한의 최근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해야 한다"면서 "미국은 다시 한번 의장성명을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을 보호하려는 국가들이 아시아 지역과 전 세계를 갈등의 위험에 빠뜨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으면서 "두 상임이사국이 우리를 침묵하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다이빙 주유엔 중국 부대사는 "북한에 대한 더 많은 제재는 상황을 개선하거나 건설적인 역할을 하지도 않고,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지도 않는다"면서 "모든 관련 당사국이 긴장을 고조하고 계산 착오를 초래할 수 있는 어떠한 행동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초부터 미국과 그 동맹들이 한반도 주변에서 북한을 겨냥한 연합 군사활동을 증강하고 있다"며 한미 연합훈련에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드미트리 폴랸스키 주유엔 러시아 차석대사도 "일부 상임이사국이 북한을 비판하기만 하면서 건설적인 대화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면서 오히려 러시아와 중국이 제안한 제재완화 결의안을 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반도와 동북아 안보를 위협하는 어떠한 종류의 군사 활동에도 반대한다" 말했다.

이날 안보리 회의가 예상대로 성과 없이 끝나자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한미일을 비롯한 11개국을 대표해 북한을 규탄하고 안보리 차원의 공동 대응을 촉구하는 장외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 국가는 성명에서 "북한이 불법적인 핵과 미사일 능력을 발전시켜 국제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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