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지 않는 ‘챗GPT’ 열풍…삼성전자, AIㆍ서버용 D램 ‘탄력’

입력 2023-02-15 11:31수정 2023-02-15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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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ㆍ구글 등 빅테크 기업 ‘초거대 AI’ 경쟁
고부가 D램 주목…삼성, AI 반도체 개발 가속
데이터센터 늘면 DDR5 개화 빨라질 전망
삼성전자, 사상 첫 자회사 현금 차입…투자 유지

▲챗GPT의 등장으로 초거대 AI 시대가 열렸다. 삼성전자는 HBM-PIM, DDR5 등 초거대 AI에 들어갈 반도체를 지속 개발하며 미래 시장에 대응한다. (연합뉴스)

오픈AI의 인공지능 챗봇(AI) ‘챗GPT’를 시작으로 구글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이 초거대 AI(인공지능)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 축소, 감산 기조에도 오히려 전년 수준의 투자 규모를 유지해 ‘AI 반도체’라는 미래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

특히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올해 영업이이익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자 사상 처음 자회사(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 원에 달하는 운영 자금을 빌렸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역대 최대인 53조1000억 원의 시설 투자 규모를 올해도 이어간다고 밝힌 것을 고려하면 투자액의 37%를 차입금으로 충당하는 셈이다. 1993년 이후 30년간 지켜온 시장 리더십의 고삐를 놓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챗GPT는 대규모 데이터를 학습하기 위해 1만 개 이상의 엔비디아의 GPU(그래픽처리장치)를 활용한다. 각 GPU에는 HBM(고대역폭 메모리)을 비롯한 고효율ㆍ고성능 D램이 대거 탑재된다.

고성능 반도체, 초거대 AI 두뇌 성능 직결

업계는 챗GPT로 인한 AI 열풍이 GPU 수요를 촉진시켜 메모리 반도체인 D램 수요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HBM, DDR5 등 고성능 차세대 D램 개발을 지속해 온 삼성전자가 전례 없는 반도체 불황을 돌파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했다.

초거대 AI를 여러 산업군에 활용하려면 기본적으로 연산할 수 있는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들이 필요하다. 이런 반도체들은 흔히 시스템반도체라고 불리는 GPU와 CPU(중앙처리장치) 등이다. 이 시스템반도체의 성능ㆍ전력 효율 등을 높이는 데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달 말 4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자연어 기반 대화형 AI 서비스가 미래 메모리 수요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GPU에 탑재되는 D램 메모리 반도체 중 하나인 HBM과 지능형메모리(PIMㆍ프로세싱 인 메모리)와 같은 차세대 제품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초거대 AI에서 기존 방식으로는 CPU에 부하가 걸리거나 데이터 처리 속도가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 PIM을 활용하면 CPU와 메모리 간 데이터 이동이 줄어들어 AI 가속기 시스템의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삼성전자 HBM-PIM. (사진제공=삼성전자 반도체 뉴스룸)

삼성전자, HBM-PIM 양산…"실적 긍정적 영향"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HBM을 활용한 PIM 제품인 ‘HBM-PIM’을 내놓았다.

HBM-PIM는 HBM에 연산 기능까지 더해져 시스템 성능과 효율이 향상되는 점이 특징이다. 이 제품은 GPU 업계 2위 AMD의 GPU ‘MI-100’ 가속기 카드에 탑재됐다. 기존 GPU 가속기 대비 평균 성능은 2배 증가했으며 에너지 소모는 50% 감소했다.

네이버와 AI 반도체 솔루션 개발 협력에도 나선다. 협력을 통해 초대규모 AI 시스템에 최적화된 컴퓨테이셔널 스토리지, HBM-PIM, CXL(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 등의 반도체 솔루션을 제공할 방침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챗GPT와 같은 초거대 AI의 등장으로 과거보다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가 늘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기존 메모리반도체보다 HBM 같은 고성능 제품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제품들은 단가도 높아서 (삼성전자와 같은) 기업의 실적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세대 DDR5' 서버용 시장 성장 수혜

업계는 챗GPT의 확산으로 초거대 AI 시장이 커지면 데이터센터도 덩달아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서버용 CPU에 탑재되는 차세대 D램인 ‘DDR5’의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챗GPT와 같은 초거대 AI가 연산을 빨리하기 위해서는 방대한 데이터가 뒷받침돼야 한다. 데이터센터들이 인텔과 AMD가 최근 출시한 서버용 CPU를 채택하면 여기 적용되는 DDR5에 대한 니즈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김 부사장은 “서버의 경우 신규 플랫폼 전환에 따라 고용량 메모리 채용률이 증가해 평균 채용 용량은 전년 대비 D램, 낸드가 20% 증가하면서 DDR5 전환 또한 동시에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DDR5 시장 개화에 대응하기 위한 채비도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12나노급(5세대 10나노급) 공정으로 ‘16Gb(기가비트) DDR5 D램’을 개발했으며 AMD와 호환성 검증까지 마쳤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챗GPT를 시작으로 많은 기업이 초거대 AI 개발에 뛰어들면 데이터센터의 필요성이 커질 것”이라며 “이에 따라 DDR5에 대한 수요도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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