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여객기로서 항공여행을 변화시켜
보잉, 1970년 이후 총 1574대 747 생산
90년대 중반부터 에너지 효율 개선 모델에 밀려
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이 자사의 베스트셀러 항공기 747 생산을 54년 만에 중단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도이체벨레에 따르면 이날 보잉은 지난해 9월부터 생산에 들어간 마지막 747인 747-8 모델을 미국 화물 전문 항공사인 아틀라스에어에 인도했다.
조 디트릭 아틀라스에어 최고경영자(CEO)는 “신뢰성과 많은 짐을 싣고 장거리를 비행할 수 있는 수송 능력 등을 고려하면 747은 여전히 이상적인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하늘의 여왕’으로 불리는 747은 장거리용 대형 여객기로서 항공 여행을 변화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747은 더 많은 승객이 탈 수 있는 여객기를 만들어달라는 미국 항공사 팬암의 요청으로 개발됐다.
보잉은 747에 여객기 사상 최초로 좌우 2개 복도를 설치할 수 있을 만큼 동체의 폭을 넓히고 2층 구조를 도입해 수용 인원을 기존 189명에서 550명으로 확대, 이후 660명으로 늘렸다. 넓은 기체 설계로 747은 ‘점보’ 여객기로 명명된 최초의 비행기가 됐다. 꼬리날개는 6층 빌딩만큼 높고 초당 축구장 3개 길이의 거리를 움직일 수 있다.
747 화물기 모델은 특히 항공기 앞부분인 기수부가 군용 수송기처럼 입을 벌리듯 열리는 설계로 대용량의 화물 운송에 효율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최초의 747기는 1970년 1월 21일 팬암의 미국 뉴욕-영국 런던 노선에 취항했다. 이후 보잉은 지금까지 50여 년간 1574대의 747을 제작했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 보잉이 비슷한 크기에 연료 효율성을 높인 777을 출시하며 747의 수요가 줄기 시작했다. 에어버스가 2005년 경쟁모델인 A380을 출시한 여파도 피할 수 없었다.
여객기 시장에서 747의 시대는 저물고 있었지만, 747 화물기 수요는 꾸준히 이어졌다. 마지막으로 인도한 747-8도 화물기 버전이다. 또 보잉은 ‘에어포스 원’이라는 명성에 지금까지 747을 생산해왔다. 미국 대통령은 1990년부터 전용 747기를 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747기는 수십 년 동안 사용될 수 있도록 제작됐다”며 “제트기 100주년이 되는 2069년에도 여전히 하늘을 날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