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 1년 새 반 토막…기업 현금 확보 여력 확대되나

입력 2023-01-17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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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대화하고 있다. 뉴욕(미국)/로이터연합뉴스

주식 시장엔 때 이른 훈풍이 불고 있지만 국내 기업의 자금 사정은 아직도 찬 바람이다.

17일 금융감독원과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유상증자를 공시한 기업은 성안과 아주스틸 2곳으로, 공시한 조달 자금은 114억 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4곳이 유상증자를 공시한 데에 비해 절반으로 줄어든 수준이다.

공모 자금 규모도 지난해가 훨씬 컸다. 지난해 4곳의 기업이 유상증자를 공시하면서 공시한 조달 자금은 1조8880억 원이었다. 이는 CJ의 자회사 인수·합병(M&A) 영향이 컸다. 당시 CJ ENM USA 홀딩스와 CJ ENM USA INC는 미국 콘텐츠 회사 엔데버 콘텐츠의 지분 80%를 인수하기 위해 각각 9384억 원, 9446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달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아주스틸은 자회사인 폴란드 신규법인인 아주 폴란드가 시설 투자를 목적으로 주주 배정 방식으로 진행한다. 유상증자 규모는 104억 원이다. 성안은 운영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약 10억 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달 빌표된 유상증자 계획에서 일반 투자자 대상 자금 조달은 없었다.

기업들이 일반 공모를 선택하지 않는 이유는 현재 기업공개(IPO)에 비우호적인 환경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새롭게 시장에 입성하려는 기업의 IPO도 자금을 끌어모으지 못해 줄줄이 상장을 철회하는데 일반 투자자 대상의 유상증자 역시 어려운 이유에서다. 실제 지난 3일 현대삼호중공업이 경기 악화로 IPO를 접은 데 이어 4일 컬리가 투자 심리 위축을 이유로 상장을 연기했다. 케이뱅크는 6일까지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아 미국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자금 모집을 할 수 없게 됐다.

중소형 기업엔 더 추운 겨울이다. 신용등급이 좋은 대기업은 회사채로 대규모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실제 KT는 회사채 3000억 원 회사채 수요 예측에서 2조8850억 원의 자금을 모집했다. 이마트 역시 3900억 원 발행에 1조1750억 원의 자금이 몰려들었다.

반면 중소기업은 이를 담보하고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A등급 회사채로 온기가 확산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글로벌 경기 둔화로 올해 기업 실적이 전반적으로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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