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 절대 지금 보지 마세요”…넷플릭스 ‘쪼개기 방영’에 뿔난 이용자들 [이슈크래커]

입력 2023-01-04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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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넷플릭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가 화제작으로 우뚝 섰습니다.

지난달 30일 공개된 ‘더 글로리’는 공개 3일 만에 시청 시간 2541만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톱(TOP) 10 TV 비영어 부문 3위를 기록했습니다. 한국은 물론 싱가포르, 모로코, 홍콩 등 19개 나라의 톱 10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죠.

‘멜로 퀸’으로 불리는 배우 송혜교의 변신, 학교폭력 피해자가 복수를 펼치는 서사, 세심한 연출, 배우들의 호연까지 어우러져 외신 반응도 뜨겁습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절대 지금 보지 마라”는 경고가 나옵니다. 이유가 뭘까요.

1화는 무료 공개하고, 파트는 쪼개고… OTT 플랫폼 전략 다양화

사실 이 같은 목소리는 ‘더 글로리’에 몰입한 애청자들로부터 나왔습니다.

16부작인 ‘더 글로리’는 지난달 30일 파트1(1~8회)이 먼저 공개됐습니다. 파트2(9~16회)는 올해 3월 공개되죠.

파트1은 고등학생 때 극심한 학교폭력을 당한 문동은(송혜교 분)이 온 생을 걸어 복수를 꾸미고, 계획에 나서는 시점에서 끝났습니다. 문동은의 복수로 카타르시스를 느낄 바로 그때 전개가 중단된 거죠. 절묘한 타이밍 때문에, 손에 땀을 쥐며 몰입했던 일부 시청자들은 허탈함을 느꼈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안 봤다. 파트2까지 공개되는 3월에 몰아봤을 텐데”, “파트 나눌 생각한 사람은 12월 월급이랑 연말 상여금 나눠서 3월에 받아라”, “보다 만 것 같아서 찜찜하다. 많은 이들이 완결되면 본다고 하는데 무슨 의미가 있나” 등 ‘과몰입’에서 비롯된 반응이 다수 나옵니다.

실로 넷플릭스 등 OTT 플랫폼은 시리즈 전편을 한 번에 공개하며 ‘몰아보기’ 재미를 선사해왔습니다. 일주일에 한두 번 방영되는 TV 예능, 드라마와는 달리 빠른 속도로 감상할 수 있다는 차별점을 두며 인기를 끌었죠.

그러나 최근에는 OTT 플랫폼의 공개 방식에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TV 프로그램처럼 주 1회, 혹은 2회를 공개하는가 하면, 첫 회를 무료로 공개하거나 파트를 둘로 쪼개는 모습이 발견됩니다.

지난해 3월 공개된 애플TV 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는 첫 회를 공식 유튜브 채널에 일정 기간 무료로 공개했습니다. 8부작인 ‘파친코’는 첫날 1회부터 3회를 한꺼번에 공개했으며, 4회부터는 매주 한 편씩 공개했습니다. 타 OTT 플랫폼 대비 낮은 인지도를 고려해 신규 유입자를 초반 확보하고, 순차 공개를 통해 화제성을 점차 높이겠다는 전략이었죠.

여기에 앞서 티빙은 오리지널 시리즈 ‘환승연애’, ‘술꾼도시여자들’ 등을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첫 회 무료 공개한 바 있습니다.

디즈니 플러스는 대다수의 오리지널 콘텐츠에 주 1회 공개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데요. 현재 방영 중인 ‘카지노’는 16부작임에도 주 1회 공개되며, TV 방영 드라마보다 느린 공개 속도로 ‘몰입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파친코’, ‘카지노’ 포스터. (사진제공=애플TV+, 디즈니+)

구독자 이탈 막자…넷플릭스가 ‘쪼개기 방영’하는 이유

넷플릭스가 파트를 쪼개서 공개하는 건 ‘더 글로리’가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해 ‘기묘한 이야기 4’, ‘종이의 집 시즌5’ 등 해외 오리지널 콘텐츠에서 시즌을 두 개의 파트로 쪼개서 공개하는 방식이 먼저 도입됐습니다. 이는 구독자들을 붙잡아놓기 위한 하나의 전략이라는 평가입니다.

최근 넷플릭스는 월간 활성화 이용자 수(MAU) 감소로 고심하고 있습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넷플릭스의 국내 이용자 수는 1091만8772명입니다. 전월(10월) 대비 3.9%(44만7825명), 1년 전(1253만7600명)과 비교했을 땐 12.9%(161만8828명)나 빠졌습니다. 이는 2021년 7월(1074만8852명) 이후 최저치입니다.

즉 파트 쪼개기는 기존 구독자가 이탈하는 걸 방지하기 위해 시즌 하나를 두 개의 파트로 쪼개어 공개하고, 인기 콘텐츠의 공백을 최소화해 이용자를 묶어놓는‘록인(rock-in) 효과’를 누리겠다는 취지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해외 오리지널 콘텐츠에 먼저 이 방식을 도입했던 넷플릭스는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에도 이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디즈니 플러스, 애플TV 플러스, 왓챠, 티빙 등 수많은 OTT 플랫폼들의 경쟁 속에서 신규 유입자를 유치하는 동시에 기존 구독자 유지에도 힘을 쏟겠다는 의지가 체감됩니다.

이와 함께 넷플릭스는 계정 공유 제재도 적극적으로 검토 중입니다. 넷플릭스는 요금제에 따라서 4명까지 동시 접속을 허용하는데요.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용자 다수는 하나의 계정에 각자의 프로필을 생성하며 계정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해당 플랫폼을 구독 중인 사람의 계정을 일정 기간 ‘대여’하는 개인 간 거래도 온라인 커뮤니티나 중고 거래 사이트 등에서 오고 가죠.

그런데 사실 계정 공유 기능은 원래 함께 거주하는 동거인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약관에도 명백히 명시돼 있지만, 넷플릭스는 이제까지 이 조항을 엄격하게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에는 3분기 실적 발표와 관련해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이미 “계정 공유 수익화를 위해 (가입자를) 배려하는 접근 방법을 마련했다”며 올해 초부터 계정 공유 이용자에 대한 과금 조치를 실시 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동거인이 아니면 계정을 함께 이용하기 위해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AP/뉴시스)

넷플릭스의 ‘자충수’, 경쟁사들의 ‘기회’ 될 수도

순차 공개, 계정 공유 금지 조치 등은 수익 증대에는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넷플릭스가 계정 공유 추가 요금제를 실시하면, 계정 공유 이용자가 3000만 명에 이르는 미국과 캐나다 지역에서만 올해 7억20100만 달러(약 9181억 원)의 추가 매출을 올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용자가 이탈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서비스에 불만을 느낀 이용자들이 구독을 해지, 타 OTT로 갈아탈 수도 있다는 지적입니다. 최용현 KB증권 연구원은 넷플릭스의 계정 공유 제한 정책을 두고 “CJ ENM 자회사 티빙엔 넷플릭스 비밀번호 공유 금지 등이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넷플릭스 측은 “계정 공유 제한 방침과 관련해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지만, 올해 초 미국 등 북미를 시작으로 계정 공유를 금지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한편 ‘더 글로리’ 파트2는 올해 3월 공개됩니다. 구체적인 날짜는 언급되지 않아, 파트1을 이미 모두 본 시청자들은 한동안 애태우며 다음 파트를 기다려야겠습니다.

앞서 ‘쪼개기 방영’ 등 몰입감을 해치는 요소로 혹평을 받고 흥행에도 실패한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더 글로리’는 이와 달리 파트2까지 흥행을 이어갈 수 있을까요? 파트2까지의 공백이 2개월 이상이라는 점을 곱씹어 봤을 때, 이를 장담할 수는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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