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갑작스러운 해빙 조짐…반도체는 예외

입력 2022-12-20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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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의 관계서 ‘실용주의’ 접근 모색
친강, ‘차기 외교부장’ 부상 유화적 외교 회귀 신호
미국은 ‘미검증 목록’에서 중국 기업 25개사 제외

▲친강(왼쪽) 주미중국대사가 15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워싱턴D.C./신화연합뉴스
오랫동안 냉각 관계에 있던 미국과 중국이 최근 일주일간 무역과 금융 부문에서 갑작스러운 해빙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만 반도체 부문은 예외인 것으로 보인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주 사상 처음으로 미국 증시에 상장된 자국 기업에 대한 미국 회계 당국의 전면적인 회계 감리 권한을 인정했다. 이로써 알리바바그룹 등이 미국 증시에서 상장폐지 될 위기에서 벗어나게 됐다. 중국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미국 기술에 대한 접근이 차단될 위기에 놓은 중국 기업에 대한 미국 규제 당국의 현장 점검을 수행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투자자들은 환호했다. 중국이 ‘제로 코로나’ 규제를 완화하는 동시에 미국과의 관계에 있어서 ‘실용주의’ 접근을 모색하려는 움직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특히 중국 지도부가 지난 15∼16일 내년 경제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다시 경제 성장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도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실었다.

이에 화답하기라도 하듯 미국 상무부는 중국 정부의 협력을 받아 수출 제품 최종 사용자를 조사한 후 최종 사용자가 확인되지 않은 기업을 열거하는 ‘미검증 목록’에서 중국 기업 25개사를 제외했다.

물론 미국의 해당 조치가 외교적 판단이 아닌 자국의 이익을 위한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WSJ는 목록에서 빠진 제약사 ‘우시바이오’를 예로 들면서 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의약품 공급망에서 중국을 완전히 배제하면 약값이 오를 가능성을 우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양국이 긴장 관계를 어느 정도 풀려는 신호가 계속 나타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친강 주미중국대사가 유력한 차기 외교부장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며, 이는 시진핑 주석이 대미 정책과 관련해 유화적인 외교로 회귀하려는 신호라고 진단했다. 친 대사는 공격적인 ‘전랑(늑대전사)’ 외교를 구사하는 다른 중국 대사나 외교관들과 달리 미국프로야구(MLB)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경기에서 시구하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테슬라 전기차를 타는 등 친화적인 모습을 보인 인물이다.

다만 이러한 ‘해빙 무드’에서 반도체가 제외됐다는 것은 한계점을 시사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주 중국 최대 메모리칩 제조사인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를 블랙리스트에 올려 사실상 이 업체에 대한 수출을 금지했다. WSJ는 “반도체는 여전히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치열한 ‘경쟁의 장’으로 남을 것”이라며 “미국이 여전히 핵심 카드를 쥐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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