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실적 업종별 '온도차'

입력 2009-04-10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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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등 주요 기업들이 1분기 경영성적을 내놓기 시작하면서 업종별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1분기 실적전망을 두고 유통, 정유 등 일부 업종에서는 완연한 봄기운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는 여전히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의 추위에 떨고 있다.

유통무문은 엔고현상에 힘입어 다소 여유가 있는 모습이다.

롯데쇼핑은 시장 전망치를 웃돌아 매출과 영업 이익 모두 10% 정도 신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롯데 측은 백화점 전체 점포의 매장을 효율적으로 개편하면서 명품, 화장품 등을 필두로 패션·의류 부문이 선전했고, 환율효과도 가세해 대표 점포인 소공동 본점 매출이 크게 오른 것이 전체 실적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신세계는 1분기 매출액이 2조4천859억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1.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107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5.9% 증가했다.

정유업종도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투자증권은 SK에너지 등 정유 4사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연초 정제마진 강세 등으로 예상치를 웃돌며 양호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선업종도 비록 세계적인 해운 경기 악화로 신규 수주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미 수주해 놓은 물량을 소화하면서 탄탄한 매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1분기 매출액은 8조8950억여 원 정도이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유력 조선업체 3사는 올해 1분기에 11조2700여 원 가량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 동기 대비 25% 이상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점쳐지는 것이다.

다만 선박의 재료인 후판 가격 하락분이 아직 반영되지 않아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한국경제의 대표주자격인 전자업종은 지난해 4분기보다는 조금은 나아지지 않겠느냐며 조심스럽게 기대하는 눈치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는 다소 개선된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사상 최대규모인 9400억 원(본사기준)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었다.

물론 D램 반도체 가격은 여전히 바닥 수준이다. 하지만, 낸드플래시 가격이 지난해 연말과 비교해 2배 가까이 상승했고, LCD패널도 중국과 미국 시장에서 수요가 발생하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 휴대전화가 예상외의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이고 미국에서 LCD TV의 판매가 비교적 호조를 보인 점도 긍정적 전망을 낳고 있다.

이 때문에 연초만 해도 1분기 영업손실이 1조 원을 넘어설 수도 있다던 증권가 애널리스트들도 최근에는 삼성전자의 영업손실 규모를 3000억 원 안팎으로 수정하고 있다.

LG전자 역시 휴대전화와 LCD TV 판매 실적이 호조를 보이면서 지난해 4분기보다는 다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기침체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자동차 업계는 표정이 어둡다.

국내 완성차 5개사는 올해 1~3월에 국내외 시장에서 107만1695대를 팔아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1.2% 실적이 감소했다. 올해 1분기에 현대차는 13.5%, 기아차는 17.4%가량 판매량이 하락했다.

영업이익도 작년 동기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작년 1분기에 5291억 원, 기아차는 1020억 원씩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항공·해운업계도 울상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경기침체로 여행 수요가 작년 1분기보다 크게 줄면서 매출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각각 196억 원, 346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두 항공사는 올 1분기에 영업적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해운업계는 실물 경기 위축이 물동량 감소로 이어지면서 매출이 작년보다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증권은 최근 낸 보고서에서 하반기까지 수송량과 운임 모두 10% 이상 하락할 것으로 예측하면서 해운업계 1위인 한진해운의 영업이익이 작년 대비 69%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상선과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벌크선의 비중이 높은 STX팬오션, 대한해운 등도 비슷한 상황이다.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아 철강업계도 어두운 기색이 가득하다. 포스코의 영업이익은 세계 경기침체 여파로 곤두박질했다.

포스코는 올해 1분기에 매출액 6조4710억 원, 영업이익 3730억 원, 순이익 325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2.1%, 73.3%, 55.0% 감소한 수치다.

현대제철은 상황이 더 심각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3월 이후 현대제철의 1분기 실적 전망을 한 증권사의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은 584억 원으로, 작년 1분기 영업이익(2235억 원)의 26%에 불과한 수준이었고 순손익은 아예 435억 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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