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회복 ‘아직 일러’…하반기 가격 하락 우려

입력 2009-04-09 13:25수정 2009-04-09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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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황 턴어라운드 전망 속 소수 의견 주목

최근 낸드플래시의 공급부족이 예상되는 등 메모리반도체 업황의 턴어라운드 전망이 잇따르는 가운데, 기조회복을 말하기에는 이르며 하반기 하락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마이너리티 리포트로서 주목받고 있다.

9일 증권가와 업계에 따르면 메모리반도체 업황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교보증권 구자우 연구원은 “낸드플래시의 실제 현물 가격이 4달러까지 왔고, 고정거래가격도 3달러 중반까지는 왔다”면서 “이 정도 수준도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는 메모리 공급업체들의 원가에 못 미치는 상황이기 때문에 가격 상승의 여지가 더 크다”고 말했다.

특히 업계에서는 낸드플래시 가격의 추가상승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아이서플라이는 3분기부터 낸드플래시 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것에 비해 제조사들의 감산 여파로 내년에는 33.6%의 공급 부족상황이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낸드플래시 수요가 올 3분기부터 MP3플레이어, 메모리카드 등에서 늘어날 것인데 반해 제조사들이 지난해부터 설비증설에 나서지 못하고, 200mm 라인 가동 중단으로 공급량은 턱없이 부족해 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따라 공급부족을 우려한 고객사들이 가격 상승 이전에 선 구매에 나서 가격상승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도 “최근 낸드플래시에 대한 구매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선 구매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혀 이를 뒷받침했다.

하지만 최근 낸드플래시 가격이 상승세라고 하더라도 메모리 업황의 기조회복이 아니라면 언제든지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는 반론이 나온다.

푸르덴셜투자증권 박현 연구원은 “감산효과와 캐시코스트를 하회하는 현재의 가격 수준으로 볼 때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은 희박하다”면서도 “기조적인 업황 회복은 아직 멀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현재의 불황은 그 원인이 과거와 다르다”면서 “수요의 불확실성과 잉여설비가 공존하는 상황에서 기조적인 가격상승을 전망한다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메모리 업계가 과거의 사이클과는 다른 불확실성의 시대를 경험하고 있기 때문에 최근의 가격안정이 업황회복의 전조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박 연구원은 “가격상승은 공급증가로 이어지고, 이에 따른 초과공급은 다시 가격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동부증권 이민희 연구원도 “낙관적인 전망과 달리 실제 수급상황은 그리 좋지 못하다”고 반론에 힘을 실었다. 주요 PC OEM의 D램 재고가 6~8주 수준이고, 유통채널에도 D램 재고가 많은 상태에서 여전히 수요는 약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급상황이 좋지 않다는 풀이가 가능하다.

이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에 경험한 것처럼 추가적인 과잉재고 보유에 의한 가격인상은 이후에 더 큰 후유증을 남긴다”면서 “올해 D램 수급은 파워칩, 프로모스 등의 파산처리 여부와 상관없이 공급과잉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2분기에 의도적인 고정거래가격인상은 하반기에 다시 가격하락을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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