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지부터 이승기까지…끊이지 않는 연예계 ‘가스라이팅’ 논란

입력 2022-12-02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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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뉴시스, 후크엔터테인먼트 제공)

데뷔 후 18년간 소속사로부터 음원 수익을 정산받지 못했다는 가수 겸 배우 이승기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승기는 18년 동안 몸담은 후크엔터테인먼트로부터 음원 수익을 한 푼도 정산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음원 수익 내역 제공 및 수익 정산을 요구하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지난달 15일 소속사에 보냈다.

최근까지 음원료 발생 사실조차 몰랐다는 게 이승기 측 주장이다. 이 같은 상황의 가장 큰 이유로는 권진영 후크엔터테인먼트 대표의 ‘가스라이팅’이 언급되고 있다. 권 대표는 이승기에게 “넌 마이너스 가수”, “네 팬은 돈은 안 쓰면서 요구만 많다”, “가수는 그냥 팬서비스라고 생각해라” 등 폭언을 일삼으며 수익을 착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후 권 대표는 지난달 30일 입장을 내고 “이승기 관련 다툼에 온전히 책임지고 낮추며 제가 지어야 할 책임에 대해 회피하지 않고 개인 재산을 처분해서 책임지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권 대표의 욕설과 폭언이 담긴 녹취가 공개되고, 법인카드 유용 등 의혹이 잇따르며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가스라이팅의 사전 정의는 ‘장기간에 걸친 심리적 조작을 통해 피해자가 자신의 생각에 의문을 품게 하고 판단력을 잃게 함으로써 가해자에 대한 의존을 초래하는 행위’다. 이 단어는 1938년 상연된 연극 ‘가스등’에서 유래됐다. 극 중 남편은 가스등이 어두워지지 않았다는 거짓말을 앞세워 부인을 환자로 몰아세우며 심리적 지배를 일삼는다.

미국의 유명 사전 출판사 ‘메리엄-웹스터’는 ‘올해의 단어’로 가스라이팅을 선정하기도 했다. 올해 단어 검색 수와 관련된 통계자료가 기반이 됐다.

메리엄-웹스터는 가스라이팅이 미국 TV 프로그램과 정치권 등 사회적으로 널리 사용되면서 ‘개인이 이익을 보기 위해 타인을 의도적으로 속이는 행위’로 의미가 확장됐다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서예지, 이승기, 오메가엑스 예찬 (사진제공=골드메달리스트, 후크엔터테인먼트, 스파이어엔터테인먼트)
이승기에 앞서 국내에서는 배우 서예지가 동료 김정현을 가스라이팅했다는 논란을 빚은 바 있다. 2018년 MBC 드라마 ‘시간’ 촬영 당시 김정현이 연인이던 서예지의 요구로 촬영 내용을 수정했다는 것. 서예지는 서현과의 스킨십 등 로맨스 장면을 금지하는 것은 물론, 여성 스태프들과의 대화도 철저히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드라마 제작발표회 현장에서도 김정현은 팔짱을 끼려는 서현을 거부하는 의사를 표하는가 하면, 원활한 촬영을 위해 서현이 옆으로 다가서면 한 걸음 떨어지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김정현은 주인공임에도 12회 만에 드라마에서 중도 하차했다.

최근에는 그룹 오메가엑스가 소속사 대표로부터 폭언·폭행을 당하며 활동을 볼모로 협박받는 등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멤버 예찬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진심이라는 명분으로 위로해드리며 함께 술을 마셔야 했다. 지금까지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었다는 의심이 확신으로 변했다”며 “소위 갑질, 가스라이팅 피해 보는 분들이 많다. 이번 일로 약자들이 더 이상 꿈을 위해 인권을 포기하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계곡 살인’으로 알려진 이은해 사건 역시 가스라이팅 범죄라는 해석이 나온 바 있다. 검찰은 “이은해가 피해자의 일상을 철저히 통제해 고립시킴으로써 자신의 요구를 거부하거나 저항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이 사건이 가스라이팅에 의한 직접 살인이 아니라, 물에 빠진 피해자를 일부러 구하지 않은 부작위에 의한 살인이라고 판단해 이은해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검찰은 “이은해의 직접 살인 혐의를 무죄로 선고한 판결은 법리를 오해하고 사실을 오인했다”며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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