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권 타도’ 시위...시진핑은 변할까

입력 2022-11-29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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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제로 코로나 정책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27일 베이징에서 백지를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베이징(중국)/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주요 도시로 번진 ‘제로 코로나’ 정책 반대 시위에 전 세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1989년 이후 처음으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시위인 데다가 이례적으로 공산당과 시진핑 국가주석을 직접 겨냥했기 때문이다. 반정부 시위가 얼마나 지속될지, 중국 정부가 시위를 어떻게 다룰지 불확실한 가운데 시 주석이 이번 시위를 계기로 더 권위주의적이고 강압적인 통치를 펼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주말 동안 수만 명의 시위대가 주요 도시의 거리를 점령했다. 검열에 항의하는 의미에서 백지를 들고 시위를 벌였으며 정권 타도 구호까지 나왔다.

중국에서 시위는 종종 발생하지만, 동일한 사안에 대해 동시다발적으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건 1989년 천안문 사태 이후 처음이다. 특히 수도 베이징에서 공산당 타도를 내건 시위는 보기 드문 광경이다.

미국 외교전문 매체 포린폴리시는 이번 중국 시위가 세 가지 유형으로 전개됐다고 분석했다. 우선 신장 그 자체다. 이번 시위는 24일 오후 신장위구르자치구의 구도 우루무치에서 아파트 화재로 10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도화선이 됐다. 시 주석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라 3년간 지속된 엄격한 방역 조치에 쌓였던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다음 날 신장에서 대규모 주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봉쇄 해제 시위를 벌였다.

이후 대규모 시위가 수십 개 지역으로 도미노처럼 확산했다. 봉쇄 반대 시위는 문과 장애물을 부수는 등의 직접 행동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유형이자 중국 공산당을 가장 위협한 시위는 ‘표현의 자유’를 요구한 움직이다. 검열에 항의하는 의미로 ‘백지’를 들고 나온 시위대는 표현의 자유와 정부의 선전 중단을 외쳤다. 베이징 시위 참가자는 “우리 동료와 시민들이 인간이 만든 재앙으로 죽었다”며 “그게 보도가 됐는가. 아니다 침묵과 거짓, 은폐만이 있었다”고 말했다.

표현의 자유를 요구하는 시위는 중국 정부의 이데올로기에 대한 도전을 의미한다. 당국이 가장 민감해 하고 위협적으로 생각하는 이유다. 시위 초기 대응의 갈피를 잡지 못했던 중국 경찰은 빠르게 방식을 진압과 체포로 전환했다. 대응 강도와 방식이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28일 저녁 시위는 이미 눈에 띄게 줄었다. 중국이 전역에 깔아놓은 감시 카메라를 사용해 개인 식별에 들어가면 체포가 줄을 이을 가능성이 크다.

이번 시위를 기점으로 시 주석이 권위주의적 통치를 더 강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TS롬바드의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CNBC방송과 인터뷰에서 “최근 벌어지고 있는 시위는 중국 공산당과 시 주석의 대표 정책인 ‘제로 코로나’에 대한 가장 명백한 거부”라며 “반대와 불만을 통제하려는 시 주석의 의지가 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지도부가 시위 현상을 정책 실패가 아닌 이념적 통제가 충분하지 않은 결과로 해석, 단속과 검열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시 주석의 지도력이 시험대에 오른 상황에서 내부 단속을 위해 강압적 대응이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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