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실명제' 짝짓기, 매출로 직결…'코인원+카뱅' 조합에 주목

입력 2022-11-09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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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계좌 제휴 가상자산 시장 판도 영향
케이뱅크 손잡은 업비트 압도적 1위 올라
빗썸도 새로운 은행 찾아, 거래소 순위 다툼

(사진=코인원)

가상자산 거래소와 은행 간의 실명계좌 제휴가 시장의 지각변동의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코인원은 NH농협은행과 원화 입출금 서비스를 종료하고, 카카오뱅크와 손을 잡았다. 코인원과 카카오뱅크가 소비자의 관심을 끌만한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할 경우 2위 업체 빗썸과의 순위 다툼이 예상된다.

코인원은 오는 28일자로 농협은행과의 입출금 서비스를 종료, 카카오뱅크와 협업한다. 가상자산 거래소와 인터넷은행 간 협업의 성공사례는 단연 업비트·케이뱅크의 계좌연동 건이다. 업비트는 지난 2020년 은행인 케이뱅크와 실명계좌를 연동한 후 매출이 급증했다. 업비트는 케이뱅크와의 협업 전까지 빗썸과 1, 2위를 다투는 거래소였다. 2019년 빗썸과 두나무(업비트)의 매출은 각각 1446억 원, 1327억 원으로 빗썸이 앞섰다. 이후 2021년 업비트가 케이뱅크와 본격적으로 실명계좌를 연동한 후 3조6854억 원이라는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반면에 빗썸은 약 1조 원의 매출을 올리며 역전을 허용했다. 기존 은행에 비해 접근성이 좋은 인터넷은행의 역할이 컸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코인원에게도 카카오뱅크와의 협업은 시장 판도를 바꿀 기회로 전망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2000만 명의 고객 수를 확보했다. 코인원은 카카오뱅크의 고객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최근 3개월간 코인원은 빗썸의 거래량도 따라잡는 추세다. 9일 코인게코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일까지 빗썸과 코인원의 일일 평균 거래량은 각각 8079억 원, 1753억 원이다. 그러나 최근 8월부터 10월까지 코인원 평균 일일 거래량은 1672억 원, 1557억 원, 1109억 원 수준이다. 동일 기간 빗썸의 경우 6485억 원, 4401억 원, 3287억 원이다. 카카오뱅크와의 협업으로 거래소 간 2위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농협은행과 계약 중인 빗썸도 새로운 제휴 은행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빗썸과 농협의 실명계좌 계약은 3월에 종료될 예정이다. 빗썸 측은 “새로운 제휴 은행들을 알아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최우선은 기존 농협은행과의 계약 연장”이라고 말했다.

은행 입장에서도 가상자산 거래소와의 협업은 나쁘지 않은 조건이다. 실제로 케이뱅크는 업비트와의 제휴로 외형 성장을 이뤄냈다. 케이뱅크는 2019년 말 219만 명이었던 고객 수가 지난 6월 783만 명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케이뱅크 예수금도 3조7500억 원에서 11조3200억 원으로 늘어났다. 이 중 법인 예수금은 6조6492억 원이다. 케이뱅크에 따르면 업비트에 입금된 원화와 더불어 가상자산 또한 법인 예수금으로 분류된다.

거래소로부터 받는 입출금 수수료도 은행의 수익원이다. 올해 가상자산 시장이 주춤하고 있지만, 지난 2019년, 2020년과 비교해 성장한 모습이다. 업비트와 빗썸은 올해 반기 누적 매출이 2019년과 2020년 전체 매출을 넘어섰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기존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새로운 제휴 은행을 찾아 나서는 만큼 앞으로의 거래소 경쟁 판도도 바뀔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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