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적 활용 친환경 농업 선도..'세이프슈어' 프로젝트로 한 단계 도약
지난 1991년 주식회사 세실무역이라는 이름으로 자본금 1억원에 출발한 이 기업은 목재 및 펄프 관련 무역업으로 초창기 사업을 시작했다.
세실무역은 그 뒤로 2001년 사명을 세실로 변경한 뒤 이듬해인 2002년 생물적 방제 사업장과 생산시설을 준비하고 그 해 11월 사업장을 완공 및 이전하며 오늘날 주력 사업의 토대를 구축했다.
세실은 이후 신기술평가 벤처기업 인증, 기업 부설 유용곤충연구소 설립, 농업 경영 및 기술컨설팅 공급업체 지정 등을 거치며 사업 기반을 꾸준히 확장시켰다.
2003년 국내 최초로 14종의 천적 제품과 수정벌 1종을 자체 개발에 성공하며 2007년 아시아권 최초로 유럽 수출을 개시, 같은 해 11월 친환경 농법을 적용한 기업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세실은 현재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올 2009년 기준 29종의 천적 제품을 보유하고 있고 세계 3위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세실의 친환경 농법은 그동안 관련 업계 및 해당 투자자들의 관심 수준에 머물렀으나 올들어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과 주식시장의 그린 테마를 등에 업고 시장참가자들로부터 재조명 받고 있다.
실제 대우증권이 지난달 중순께 개최한 농업전문 친환경기업 기업설명회(IR)인 '애그리 포럼'에서 세실은 참석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세실은 이처럼 천적을 활용한 생물적 방제 컨설팅과 해외 수출, 그리고 방제용 미생물 개발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천적사용 농산물 인증사업인'세이프슈어(Safe Sure) 프로젝트'로 또 다른 도약을 꿈꾸고 있다.
세실은 오는 2014년까지 매출 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천적을 이용한 친환경 농산물 수출 기업으로 성장을 계획중이고 2015년까지 직영유리온실과 1만여 농가 이상의 조직화를 통해 수출 농업의 기반을 구축하려는 야심찬 계획은 현재진행형이다.
◆국내 천적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
생물학적 방제는 쉽게 말하면 천적을 활용한 해충을 방제하는 것을 의미한다. 세실은 지난 2002년 이 시장에 진입한 이래 2009년 기준 총 29종의 천적을 보유하고 있다.
세실에 앞서 생물학적 방제사업에 진출한 기업은 세계적으로 코퍼트(Koppert), 바이오베스트(Biobest) 등이 있고 국내에서는 나비스(8개종), 한국IPM 등이 있으나 보유 천적 종수 면에서 세실에 비해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증권업계는 현재 생물학적 방제사업에 대한 정부지원 규모와 세실의 매출액을 감안했을 때 국내시장에서 세실의 점유율은 약 70%를 넘어서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기술적인 면에서도 장기간의 연구개발을 통한 천적의 대량생산, 방제효과를 실현하기 위한 품질관리, 제품 가치를 일정기간 동안 유지하기 위한 제형화 기술 등 세실은 이 시장의 지배적인 사업자로 자리잡았다.
특히, 국내 생물학적 방제 농가에 대한 정부 지원은 국내에서 생산된 천적에 국한돼 있어 관련 해외 기업으로부터 수입한 천적의 경우 지원 대상이 되지 못해 가격 부문에서도 국내 기업인 세실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농림부는 지난 2004년 국내 농업 정책을 기존의 '증산' 위주에서 '친환경 농업'으로 전환하는 농업 정책을 발표했다.
이러한 정책의 일환으로 화학 농약의 사용을 줄이고 안전한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높아진 수요에 부응하고자 천적 사용을 확대하기 위한 농가지원 프로그램을 수립했다.
농림수산식품부가 2007년 10월에 수정 발표한 천적지원 사업의 연간 추진 계획과 예산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017년까지 누적되는 천적 사용 규모를 5만ha까지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친환경 농법은 대부분 시설 원예작물에 적용되는 농법이라는 점에서 현재 친환경 농산물 재배를 위해 천적을 사용할 경우 정부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에서 천적을 통한 방제 사업에 소요되는 비용은 농작물에 따라 차이를 보이지만 이를 평균적으로 산출하면 ha당 평균 약 730만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농약을 통한 작물 재배에 비해 원가부문에 부담이 되기 때문이며 지난 2005년 이후 정부가 이에 대한 자금 지원을 집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정부 지원 규모가 향후 본격적으로 확대 된다면 세실은 정부의 농업정책 수혜를 톡톡히 입게될 것이라는 시장과 전문가들의 시각이 우세하다.
◆'세이프슈어(Safe Sure) 프로젝트'로 한 단계 도약
이원규 세실 대표이사는 "세실이 그동안 양적 성장을 통한 회사의 외형 확장을 도모해 여기까지 왔다면 이제는 질적 성장을 통해 또 다른 도약을 준비해야 할 시기"라며 "세이프슈어 프로젝트는 이를 달성하기 위한 디딤돌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세실은 천적을 활용한 농산물을 취급하는 친환경 농가에 자체 인증제도 사업을 추진, 향후 친환경 농산물 유통 사업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 이 사업이 바로 세이프슈어 프로젝트다.
이 대표이사는 "정부의 천적지원 사업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세실의 중장기 성장 전략에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친환경 농산물 유통사업 진출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이사는 "향후 네덜란드 수준의 대규모 첨단 유리온실 설립과 생산성 확보로 이 분야의 수출시장을 개척해 나갈 계획"이라며 "직영농장을 통한 생산성 확보로 수출 농업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증권업계도 세실의 이같은 변화에 의미를 부여하는 모습이다.
봉원길 대신증권 연구원은 "세실이 그동안 천적을 활용한 생물학적 방제 사업 모델로 시장에 두각을 보였지만 향후 성장성은 친환경 농산물 유통 부문의 진출이 판가름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봉 연구원은 "참고로 세실을 제외하면 전세계 각국의 천적 생산기업 중 상장된 기업으로는 세실이 유일하다"며 "비슷한 기업으로는 유기 농산물 유통 기업인 호울푸드 마켓이 미 나스닥시장에 상장, 현재 북미 및 영국에 약 270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 유일의 천적 생산기업인 세실은 지난해 184억원 매출에 7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영업이익률만 무려 40% 급등세를 기록한 만큼 성장 기대감을 실적으로 보여준 기업"이라며 "향후 시장참가자들로부터 꾸준한 관심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