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둥산역은 증산역이라는 이름으로 1966년 영업을 개시했다. 석탄수송을 위해 태어난 역으로 태백선에서 정선선으로 향하는 지선이 분리되던 역이었다. 증산역은 동쪽에 고부산, 북쪽에 지억산, 남쪽에 두위봉이 둘러선 가운데 시루봉이 있다는 증산이란 지명에서 유래된 역명이었다. 한때 번창했지만 석탄의 시대가 저물면서 증산역은 점차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지게 되었다. 1991년 새로운 역사도 지어졌지만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의 영광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 듯했다. 그러던 2009년, 주민들은 민둥산역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통해 옛 증산역에 활기를 돌려주었다.
민둥산, 무언가 안쓰러운 이름의 산이다. 예로부터 수십만 평의 억새풀이 펼쳐진 민둥산 일대를 ‘발구덕’이라 부른다. 아홉 가지 덕이 나오는 곳이란 뜻도 있지만, 실제 그 유래는 크고 작은 여덟 개의 구덩이가 있다는 뜻이었다고 한다. 민둥산은 과거 어려운 시절 화전민들이 산 중턱에 살면서 자주 화전을 일궈 민둥산이 되었는데 화전경작을 금지하면서 억새가 자생하기 시작하였다. 이후 억새군락지에 산나물이 많이 나면서 산나물이 잘 자라도록 주민들이 매년 불을 놓았는데 이 때문에 나무의 식생이 억제되었다. 비록 산 정상이 나무 한 그루 없이 그 속을 다 내보일지언정, 덕분에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민둥산역에는 더없이 고마운 산이다. 자료=국가철도공단 ‘한국의 철도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