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찬바람 부는 서울 도시재생사업…내년 ‘도시재생기금’ 지출 예산 62%↓

입력 2022-10-1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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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 폐지·사업선정 철회 등도 이어져

서울시 도시재생사업이 동력을 크게 잃고 있다. 내년 편성된 사업수뿐만 아니라 지출 계획에 책정된 예산도 전년 대비 감소했다. 자치구에서는 담당 부서가 폐지되고, 사업 선정 철회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19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 내년도 도시재생기금 지출 계획 중 정책사업비에 책정된 금액은 9억9600만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26억 원 대비 약 61.69%(16억400만 원) 감소한 수치다. 사업수도 올해 3건에서 내년도 1건으로 줄었다. 도시재생기금은 서울시가 도시재생사업의 재원 확보를 위해 지난 2017년 만들었다.

구체적으로는 도시재생기반시설 조성에 책정된 지출이 올해 21억5000만 원에서 내년도에는 9억9600만 원으로, 11억5400만 원 줄었다. 도시재생기업(CRC) 지원 등 주민역량강화 지출 계획은 올해 4억5000만 원이었지만, 내년도에는 아예 책정되지 않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금을 사용하려고 하는 부서들에 수요조사를 하는데 내년에는 현재 한 건만 들어와서 편성했다”며 “기금은 탄력적으로 지출할 수 있어서 다른 수요가 있으면 추가로 예산을 편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내년도 기금운용계획안은 올해 말 시의회 심의·의결을 거쳐 확정된다.

서울시 도시재생사업은 고 박원순 서울시장 시절 역점 사업이었다. 재건축, 재개발 등 정비사업과 달리 기존 형태를 보존하면서 지역 활성화를 목표로 한다. 그러나 지난해 오세훈 시장이 재임 이후 민간공급 중심의 정비사업 활성화에 중점을 두면서 힘을 잃기 시작했다. 실제로 오 시장은 취임 후 도시재생사업 주관부서였던 도시재생실을 6년 만에 폐지시켰다.

최근에는 도시재생사업 관련 부서를 폐지한 자치구도 등장했다. 강북구는 17일 도시재생과를 폐지하고 해당 부서에서 맡던 사업을 주택과와 도시계획과로 분산했다. 도시재생지원 사업은 도시계획과 주거환경관리팀이 맡기로 했다.

강북구 관계자는 “주택정비사업 수요가 증가하면서 도시관리국 내 부서 간 기능을 조정했다”며 “도시재생사업은 계속 추진하지만, 정비사업에 중점을 두겠다”고 설명했다.

▲서울 종로구 창신동 일대 도시재생사업지 전경. (이동욱 기자 toto@)

기존 사업 선정지들에서는 사업 철회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서울 강동구 ‘상일동 구천면로100길 일대 골목길재생사업’이 최종 철회됐다. 2020년 선정된 이 사업은 노후 시설물은 정비하고, 먹거리 축제와 야시장 등 골목문화 콘텐츠를 창출하는 사업으로, 약 11억 원의 사업비가 책정됐다.

이곳 이전에도 성북구 성북·장위동, 광진구 자양4동, 영등포구 영등포 본동 등 4곳의 골목길 재생사업이 철회된 바 있다. 대부분 해당 지역 주민들이 사업성이 좋은 재개발이나 재건축 등을 원해 사업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역시 주민동의 조건을 삭제하는 등 사업 철회 요건도 낮췄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박 전 시장 시절 10년 동안 밀어붙였던 건 보존 중심의 도시재생사업이었다”며 “오 시장 취임 이후 재개발, 재건축 등 개발 중심의 정비사업이 탄력받으면서 과거 도시재생사업이 과도기를 거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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