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펴는 해외건설②] 720조 시장 열린다···사우디 네옴 수주전 ‘스타트’

입력 2022-10-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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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국내 주택 시장 불황에 해외로 눈 돌려
사우디 네옴 프로젝트, 5000억 달러 중 약 97% 미발주 '노다지'
현대건설ㆍ삼성물산, 네옴 프로젝트 수주 낭보…전망도 밝아

국내 건설사들이 사업비만 720조 원에 달하는 사우디아라비아 ‘네옴(NEOM)’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최근 건설업계는 국내 주택시장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가운데 특히 사우디의 네옴시티 건설 프로젝트는 건설업계 수주 ‘0순위’로 꼽힌다.

18일 건설업계와 중동 언론보도를 종합하면 네옴 프로젝트는 사우디 북서부 지역 중 홍해와 맞닿은 지역에 서울의 약 43배 규모(2억6500㎢) 신도시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2045년 목표 인구는 900만 명으로 서울시 규모의 도시를 만드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사우디 실권자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며 총 공사비는 720조 원에 달하고, 재원은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전 세계 투자자를 모집해 충당한다. 프로젝트는 크게 ‘더 라인’(주거)과 ‘옥사곤’(산업), ‘트로제나’(관광)으로 나뉜다.

프로젝트의 핵심인 더 라인은 최신 기술이 총동원된 미래 도시다. 길이 170㎞에 폭 200m의 유리 벽으로 된 건축물 안에 도시 전체를 넣는다. 고속철도로 도시 양극단을 20분 이내에 이동할 수 있고, 걸어서 5분 안에 집과 학교, 근무지로 이동할 수 있도록 도시 내부를 쌓아 올리는(레이어드) 방식으로 건설된다. 옥사곤은 홍해에 조성되는 항구 도시로 팔각형 구조에 약 7㎞ 길이의 해상 부유형 건축물로 완성된다. 트로제나는 산악 관광단지로 해당 1500m 이상 고산지대에 인공 호수와 스키장, 호텔, 맨션 등이 들어선다.

네옴 프로젝트는 최근 고유가 상황이 지속하면서 재조명받고 있다. 2017년 계획이 공개됐지만 당시에는 주목받지 못했다. 천문학적인 공사비용 조달에 대한 의구심과 함께 사우디 정부의 공사 발주도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이후 유가가 급등하면서 사우디의 재정 상황이 빠르게 회복됐고 네옴 프로젝트도 급물살을 타게 됐다.

서현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사우디는 유가가 급락한 2014년 이후 8년 만에 재정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라며 “네옴 프로젝트가 올해 본격적으로 발주된 것은 인프라 공사의 특성상 정부 재정여력이 바탕이 돼야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사우디 재정 상황이 급격히 개선됨을 증명한다”고 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네옴' 프로젝트 중 '더 라인'(주거) 개념도 (자료제공='네옴' 홈페이지)

네옴 프로젝트로 조성될 신도시는 오는 2029년 동계 아시안게임 개최지로 지난 4일 선정됐다. 사우디는 동계 아시안게임을 고산 관광지역인 트로제나에서 개최할 계획이다. 2029년 전까지 네옴 프로젝트를 마쳐야 하는 사우디 정부는 프로젝트 완성을 위한 공사 발주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

이렇듯 네옴 프로젝트발 초대형 공사 발주가 기대되면서 공사 규모와 수주 전망에도 관심이 쏠린다. 증권업계 분석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총 공사비 720조 원(5000억 달러) 가운데 발주 규모는 28조4000억 원(196억 달러)로 총공사 비용의 3.8% 수준에 그친다. 이마저도 조 단위(10억 달러 이상) 프로젝트는 단 세 건만 발주됐다. 네옴 프로젝트는 앞으로 초대형 공사가 쏟아질 ‘노다지’인 셈이다.

국내 기업의 수주 선전도 기대된다. 지난 6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대형 프로젝트 중 하나인 더 라인 내 터널 공사를 수주했다. 지난 7월 현대건설은 더 라인 터널 공사를 수주해 7231억 원(지분율 35% 해당 금액)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앞으로 현대건설은 연말 안으로 네옴 프로젝트 중 옥사곤 프로젝트의 5~10억 달러 규모 항만 공사 수주에 나설 전망이다. 앞서 현대건설은 사우디 에너지 기업 아람코사와 중장기 성장 프로젝트 사업 파트너사로 선정되는 등 사우디에서 건설기술을 인정받은 만큼 앞으로의 수주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환율이나 유가를 고려하면 사우디 네옴 프로젝트는 충분히 매력적이고, 내부에서도 적극적으로 움직이려는 모양새”라면서 “다만 과거 유가 하락기 때 국내 건설사들이 섣불리 진출했다가 손해를 본 경우도 많아서 대외적으로 활발하게 알리진 않고 신중하게 접근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네옴' 프로젝트 중 '옥사곤'(산업) 개념도 (자료='네옴' 홈페이지)

실제로 국내 건설사의 사우디 내 수주금액은 전년 대비 급증했다. 이날 해외건설협회 집계 기준 사우디 수주금액은 올해 누적 기준 30억9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23억2400만 달러 대비 약 29% 증가했다. 사우디 내 수주 금액은 중동 지역 전체 수주액 68억5000만 달러의 약 44%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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