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핫이슈] 국민연금, 말로만 ‘탈석탄?’…“기금위 논의 ‘0’, 위탁사 ESG 점수는 단 1점”

입력 2022-10-11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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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국감에서 '탈석탄 진정성' 도마 위로
작년 5월 선언 이후 '석탄 기업' 투자 기준도 없어
허술한 운용사 관리…'선정 시 ESG 점수 1/100점"
"사실상 ESG 반영했다고 볼 수 없어…단기 수익성 매몰"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태현 이사장에게 '탈석탄 전략' 추진 경과를 묻고 있다. (MBC 유튜브채널캡쳐)

국민연금이 지난해 5월 석탄 투자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도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석탄 투자 전략을 어떻게 해야 할지 한 번도 논의한 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ESG 투자를 강조하면서도 정작 위탁운용사 선정 기준표엔 ‘1점’만 반영한 사실도 드러났다. 여야에선 국민연금의 ‘탈석탄 의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1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연금이 작년 5월 탈석탄을 선언한 후 기금운용위원회가 이를 안건으로 논의한 적 있는가”라는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없다”고 답했다.

국민연금은 지난 4월 ‘석탄 투자제한전략’에 대한 연구 용역을 마쳤음에도 여전히 투자 기준을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석탄발전 사업에 대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투자를 제한한다는 방침만 수립했을 뿐 여전히 구체적인 탈석탄 투자 기준도 없다. 주로 채권과 주식투자로 포트폴리오가 구성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아무런 대책이 없는 셈이다.

국민연금이 위탁운용사 선정, 투자자산 운용, 대체투자 등 각 분야에서 ESG 실천을 위한 노력이 미비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강 의원은 “국민연금은 위탁운용사를 선정할 때 ESG 평가점수를 매기지만, 비중이 100점 만점 중 1점밖에 되지 않는다”며 “사실상 (ESG를) 고려한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위탁운용사들이 단기적 수익성에만 매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위탁운용사들은 수익성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며 “위탁운용사가 ESG 투자이행을 하지 않을 경우도 국민연금은 이에 대한 실질적 통제를 전혀 하지 않는다”고 구조적인 문제도 함께 지적했다. 이밖에도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화력발전소 투자 약정 기간을 줄이려고 한 노력이 있는지 묻는 말에 김 이사장은 “없다”고 답했다.

여당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최영희 국민의힘 의원은 “탈석탄 선언을 한 지 1년6개월이 됐지만 사실상 선언만 있고 아직 정책 수립은 답보 상태”라며 “글로벌 연기금이 탄소 중립을 향해 속도를 내는 것과 비교해 국민연금만 너무 소극적인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연금공단은 ‘그린워싱(위장환경주의)’으로 전락하지 않아야 한다”며 “세계 3대 연기금의 위상과 역할을 고려하면 지금 탈석탄 정책은 너무나 미진한데, 앞으로 기후 리스크(위기)는 점차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국민연금은 국회에 기금위 안건 상정 계획을 보고할 계획이다. 김태현 이사장은 “(탈석탄 투자 기준에 관한) 연구용역이 끝나고 여러 이해관계자 의견을 듣는 중”이라며 “올해 말 기금운용위원회가 단계적 제한 방안에 대해 논의할 거라고 알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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