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제약사 원외처방 증가율 평균치 상회...중소 제약사 격차 심화
국내제약산업이 매년 지속적인 외형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업계 상위 제약사와 중소 제약사간 매출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는 등 상위 제약사의 과점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으로 상위제약 9개업체의 전년동월대비 원외처방율은 상장제약사 평균치인 10.7%를 상회한 18.1%인 1603억원을 기록했다.
원외처방율이 증가했다는 것은 대부분의 국내 제약회사 매출의 80%이상을 차지 하고 있는 전문약 매출이 증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업체별로는 동아제약이 전년동기대비 41.3%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고 그 뒤를 이어 종근당 27.9%, 유한양행 19.2%, LG 생명과학 13.4%, 한미약품 10.2% 등의 순서를 보였다.
또한 UBIST 데이터에 의하면 지난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4년간 국내 전체제약사의 연간 원외처방증가율은 10.9%에 이르는데 비해 국내상위9개사의 원외처방증가율은 16.2%로 나타났고 시장점유율도 2006년 20.8%에서 지난해 23.6%로 증가해, 상위제약사의 시장 과점화 현상이 빠르게 진행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제약업계 관계자는“신약개발을 할 수 있는 연구개발력과 영업력, 현금 창출력 같은 자본동원력, 회사의 네임밸류 등이 중소업체를 더욱 위축시키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최근 제약시장내 정부의 강력한 약가인하 규제조치와 신제품허가강화조치 등으로 인해 기술력이 우수한 상위제약사 위주로 신제품 발매가 집중되고 있고 이를 통해 약가보완이 이뤄지는 선순환구조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이같은 상위제약사와 중소제약사간의 양극화는 더 심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신용정보 장호준 연구원은 “지난 2004년 정부의 약가인하정책이 강화됨에 따라 중소형제약사의 수익성저하가 나타난 반면 대형제약사는 지속적인 신규제품의 출시로 수익성유지가 가능했다”고 말하고, 실적양극화의 주요원인으로 ▲연구개발능력, ▲마케팅에 따른 시장 선점능력, ▲설비능력, ▲운전자금관리능력 등을 꼽았다.
이어 장 연구원은 “보수적인 국내 제약산업 특성상 외국처럼 대규모 기업간 인수합병을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분명한 것은 국내제약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면서 “대응력을 갖추지 못한 한계기업의 퇴출이 진행되면서 자연스럽게 업계 구조조정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나대투증권은 수출을 예로 들면서 “2000년까지만 해도 대형, 중견, 소형 제약사간 수출비중은 차이가 크지 않았으나 최근 대형제약사의 수출비중이 평균 8%대로 증가했다”면서 “향후 한미FTA와 한․EU FTA등으로 국내제약시장 개방이 가속화 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선투자에 따른 대응력을 갖춘 제약사와 그러지 못한 제약사간의 실적차이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