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뛰고 있지만 한ㆍ미는 한국의 대외건전성이 견조하다고 진단했다.
1일 기획재정부는 전날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 컨퍼런스콜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컨퍼런스콜은 미국 재무부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한국과 미국의 재무장관 공식 만남은 추 부총리 취임 이후 4번째다.
추 부총리는 옐런 장관에게 긴축적인 글로벌 여건이 우리 경제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양국이 금융, 외환시장의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외환시장 관련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만남으로 두 장관은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상승에도 한국 경제는 양호한 외화 유동성, 충분한 외환보유액 등으로 견조한 대외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다만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의 유동성 경색이 확산하는 등 금융 불안이 심화할 때는 양국이 유동성 공급 장치를 실행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할 준비가 돼 있음을 재확인했다.
추 부총리는 또 옐런 장관에게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북미에서 생산된 전기차에만 세액 공제 혜택을 부여해 우리 전기차 업계가 우려된다는 뜻을 전달했다. 지난달 16일 전기차 세액 공제 관련 우리의 입장을 담아 발송한 서한에 이은 것이다. 추 부총리는 이날도 사안 해결을 위한 옐런 장관에게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기재부는 옐런 장관이 “양국이 긴밀한 협력을 지속하자”고 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또 글로벌 유동성 축소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데 공감했다. 러시아발 유럽 에너지 위기와 신흥국 부채 지속가능성 문제 등이 하방 리스크가 있는 만큼 한미가 소통과 조율을 지속해나가기로 합의했다.
한편 양국 장관은 러시아 원유 가격 상한제의 진행 상황, 녹색기후기금을 통한 개발도상국 기후변화 대응 지원, 세계은행의 팬데믹 대응 금융중개기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