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에 뭐 보지?”…정주행하기 좋은 ‘29禁’ OTT 추천작 5

입력 2022-10-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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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삐 달려왔던 일상에 주말이라는 휴식이 찾아왔다. 더군다나 개천절이라는 단비까지 더해져 3일간의 휴일이 생긴다. 긴 외출을 감행하기엔 조금 짧고,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보내기엔 아쉬운 연휴다.

연휴를 어떻게 보낼지 계획이 없다면, 느긋하게 침대에 누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에 접속해보는 건 어떨까. 연휴에 정주행할 만한 ‘29 금(禁)’ 콘텐츠 5편을 추천한다. 수위가 다소 높으니, 재생 버튼을 누르기 전 주변에 누가 없는지 확인하는 건 필수다.

▲(‘투마더스’ 공식 포스터)

막장 중에서도 최고 막장…‘투 마더스’

영화 ‘투 마더스’는 도리스 레싱의 단편 소설 ‘그랜드마더스’를 원작으로 한다.

어린아이 때부터 친구였던 릴과 로즈는 각각 결혼 후 아들 한 명씩을 낳은 뒤에도 절친으로 지냈다. 어느 날, 릴은 남편 테오를 교통사고로 잃는다. 아픔 후에도 릴과 로즈의 사이는 각별했다. 릴의 아들 이안, 로즈의 아들 톰은 18살이 됐고, 이 네 사람은 막역한 관계를 유지했다.

로즈의 남편 해럴드가 시드니로 출장을 간 그날 밤, 네 사람은 평소와 다를 바 없이 함께 즐겁게 식사했다. 술을 마신 탓일까, 저녁 자리가 파한 후 이안은 로즈의 집으로 들어와 그에게 입을 맞춘다. 놀란 것도 잠시, 로즈도 그를 받아들이며 두 사람은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넌다.

그리고 그날 새벽, 톰은 자기 어머니의 방을 나오는 친구를 목격하고 혼란에 빠진다. 톰은 날이 밝자 릴을 찾아가 시드니로 이사하는 일에 대한 두려움을 털어놓으며 자연스럽게 입을 맞춘다. 친구 이안에 대한 분노, 릴을 향해 간직해왔던 애정, 변화할 환경에 대한 두려움 등이 섞인 복잡한 입맞춤이었다.

이렇듯 두 어머니는 절친의 아들과 위험한 관계를 맺게 된다. 잘못된 관계임을 알아도, 달콤한 손길을 놓기란 쉽지 않다.

막장 중에서도 막장으로 꼽히는 영화에서 나오미 왓츠, 로빈 라이트 두 여성 배우의 연기는 부정할 수 없이 훌륭하다. 원작 소설의 작가는 술집에서 만난 청년이 들려준 이야기를 바탕으로 소설을 집필했다고 전해진다. 단언할 순 없지만 ‘실화’의 요소가 있는 것. 이 같은 사실이 또 하나의 ‘막장’ 요소로 작용한다.

티빙에서 감상할 수 있다.

▲(출처=넷플릭스 제공)

3개월 안에 섹시한 앱을 개발해라!…‘섹시파이’

넷플릭스 시리즈 ‘섹시파이’는 논문과 앱 개발을 준비하는 대학교 졸업반 학생 나탈리아의 이야기를 그린다.

나탈리아는 대학생 스타트업 지원 대회에 학교 대표로 나서기 위해 열정을 쏟는다. 그러나 ‘수면’이라는 따분한 소재의 앱에는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고, 담당 교수는 남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앱을 개발하라는 조언을 남긴다. 나탈리아는 새 아이디어를 찾는다. 그가 눈길을 돌린 곳은 ‘여성의 오르가슴’.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질 사안임은 분명하지만, 문제는 사교성도, 교제 경험도 없는 나탈리아다. 사람보다 컴퓨터를 좋아하는 그가 다른 여성의 성적 만족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앱을 개발할 수 있을까.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3개월. 긴박함 속에서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앱 개발을 위해 친구들과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파티에 참석하는 등 열정을 쏟는 나탈리아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내면서도 신선하게 다가온다. 전개도 빠르고 시원해, 시즌1을 단박에 정주행할 수 있다.

넷플릭스에서 감상할 수 있다.

▲(출처=넷플릭스 제공)

하이틴 로맨스 맞아?…‘스루 마이 윈도’

분명 고등학생들이 등장하는 하이틴 로맨스지만, 상큼하고 발랄한 분위기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스페인의 한 도시, 매일 밤 다른 여자친구를 만나는 재벌가의 둘째 아들 아레스가 있다. 아레스는 ‘사랑에 감정을 섞지 말고, 일회용처럼 소비하라’는 아버지의 말을 들으며 진지한 만남을 이어가지 않는다.

이웃집 라켈은 그런 그를 짝사랑한다. 아레스의 방을 훔쳐보기도, 그를 떠올리며 소설을 쓰기도 한다.

아레스가 라켈 집의 무선 와이파이를 해킹해 사용하며, 두 사람은 본격적으로 맞닥뜨린다. 라켈은 아레스를 좋아해 왔기에 그의 접근을 막지 않고 진지한 만남까지를 기대한다. 그러나 함께 밤을 보낸 후 아레스의 반응은 냉담했고, 라켈은 분노해 그를 잊으려고 애쓴다. 사실 아레스에게는 어린 시절 트라우마가 있었고, 의식적으로 사랑이라는 감정을 묻어뒀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흥미가 높아진다.

은밀한 하이틴 로맨스, ‘스루 마이 윈도’는 조금 식상할 수도 있는 이야기지만 배우들의 ‘케미’와 연출, 수위 높은 애정 신으로 매력이 배가 된다는 평이다.

▲(출처=넷플릭스 제공)

의심과 불안이 불러온 결말…‘페델타’

넷플릭스 시리즈 ‘페델타’는 한 사건으로 걷잡을 수 없는 갈등에 빠져드는 부부의 이야기를 그린다.

부동산 중개인 마르게리타와 대학교수인 카를로의 부부 생활은 행복해 보인다. 몇 년째 같은 소설 집필에 몰두하는 남편 때문에 자신이 희생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지만, 마르게리타는 애써 고된 현실을 모른 척 덮어두고 있었다. 그러나 어느 날 저녁, 함께 식사하던 중 카를로가 가볍게 꺼낸 이야기로 이들 관계는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한다.

카를로가 식사 자리에서 언급한 이름은 그가 일대일 지도를 맡은 학생, 소피아. 과제를 작성하던 소피아는 갑자기 강의실을 뛰쳐나가고, 카를로는 그를 따라 여자 화장실로 들어간다. 소피아는 본인의 과거를 들춰 글로 표현하기가 어렵다며 흐느끼고, 카를로는 그를 위로한다. 소피아는 어느새 카를로의 품에 안겨 있다. 아슬한 기류가 둘 사이에서 흐른다.

이 관계를 눈치챈 다른 학생들의 신고로 학교에 문제가 제기되고, 카를로는 마르게리타에게 이런 일이 있었다고 가볍게 털어놓는다. 그러나 촉이 발동한 것일까, 마르게리타는 부동산 평가를 빌미 삼아 소피아의 집에 찾아간다. 그곳에서 발견한 것은 본인조차 읽지 못한 남편의 두 번째 소설.

남편에 대한 믿음이 세차게 흔들리는 와중, 마르게리타는 자신의 안마사를 향한 욕망을 체감한다. 의심과 분노, 혼돈, 타인을 향한 욕망이 혼재하는 상황에서 이들은 행복한 부부의 삶을 영위할 수 있을까.

작품의 제목, ‘페델타(Fedelta)’는 이탈리아어로 ‘충실’, ‘충절’ 등의 뜻이 있다. 제목과 서사의 괴리감 역시 드라마의 재미 요소로 작용한다.

넷플릭스에서 감상할 수 있다.

▲(‘언페이스풀’ 공식 포스터)

불륜 영화 중에서 최고?…‘언페이스풀’

결혼 10년 차에 접어든 에드워드와 코니, 이들은 8살 아들과 함께 뉴욕 교외에 살며 단란한 모습을 자랑한다. 어느 날, 코니는 시내로 쇼핑하러 나갔다가 우연히 사고를 당한다. 이때 폴이라는 젊은 남자가 치료를 자처하고, 처음에는 경계의 눈빛을 보냈던 코니도 그의 신비한 매력에 긴장을 푼다.

폴은 돌아가려는 코니에게 책 한 권을 선물한다. 책 속에는 전화번호가 적힌 메모가 들어 있었고, 망설이던 코니는 전화를 건다.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전화를 받은 폴. 다시 만난 두 사람은 얼마 되지 않아 선을 넘어버린다.

코니는 남편 에드워드의 부하 직원에게 들켜가면서도 폴과 부적절한 관계를 지속한다. 그러나 코니는 폴이 만나는 여자가 자신 외에도 여럿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실망과 분노, 권태에 빠진다. 에드워드 역시 코니의 변화를 눈치채고, 코니에게 사람을 붙여 몰래 조사를 벌인다.

조사 끝에 폴의 집으로 향한 에드워드. 그곳에는 자신이 코니에게 선물했던 스노우볼이 놓여 있다. 에드워드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스노우볼로 폴의 머리를 내리쳐 살해한다. 자신이 어떤 짓을 벌였는지 갈피도 못 잡고 있을 때, 폴의 전화로 음성 메시지가 도착한다. 가족에게 상처를 주기 싫으니, 관계를 정리하자는 코니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이후 이어지는 이야기에서는 섬세하고 세련된 연출, 배우들의 걸출한 심리 묘사가 이어진다. 흔히 목격되는 ‘불륜 미화’와는 거리가 멀어 새롭기도 하다. 엔딩까지 강렬한 인상을 남겨, ‘불륜 영화 중 최고’라는 평까지 나온다.

할리우드 최고의 스타 배우, 리차드 기어가 주연을 맡으며 개봉 당시 많은 인기를 끈 영화 ‘언페이스풀’은 누구나 지니고 있는 불완전성을 보여줘 지금까지도 큰 여운을 남긴다.

티빙, 왓챠, 넷플릭스에서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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