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적인 도급, 불법파견과 합리적으로 구별해야"

입력 2022-09-2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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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총 '최근 사내하도급 판결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심포지엄
"전산관리시스템, 원청의 지휘ㆍ명령으로 인식 지나친 해석"

(연합뉴스)

보편적인 생산방식인 도급과 불법파견을 합리적으로 구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8일 열린 최근 사내하도급 판결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심포지엄에서 “도급은 생산과 일하는 방식을 전문화하고 분업화하는 것으로 세계 각국에서도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방식”이라며 “우리 법원이 경쟁국들에 비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사내하도급 활용을 불법파견으로 판단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산업 현장의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우리 파견법은 독일, 일본 등 경쟁국과 달리 파견대상을 32개 업종으로 제한하는 등 대단히 경직적이기 때문에 도급과 파견의 구별은 더욱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행 파견법이 파견근로자의 원활한 활용을 위해 도입됐음에도 최근에는 적법한 사내하도급을 불법파견으로 한정짓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이정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최근 판결은 도급 목적상의 정보제공 수단인 MES(전산관리시스템)를 파견법상의 지휘‧명령으로 판단하는 등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며 “MES는 도급 업무 완성에 필요한 기초적이고 필수적 정보를 제공하는 수단에 불과한 만큼 지나친 해석”이라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만 철강공정 사내하도급의 적법성을 부인하는 판결이 나오는 이유에 대해 “위장도급을 보는 시각의 차이에 기인한다”면서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도급과 파견을 둘러싼 분쟁은 행정감독과 지도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제안했다.

두 번째 발제자인 이욱래 태평양 변호사는 사내하도급 관련 법적 분쟁의 근본적 해결책으로 파견법 개정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원청과 하청 사이에 MES를 공유한다고 해서 근로자 파견으로 보는 것은 무리”라며 이 교수와 비슷한 견해를 보였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 김강식 한국항공대 교수는 “불법파견 판결을 통한 직접고용 강제는 오히려 사내하도급 근로자의 임금, 근로시간, 근로소득, 고용가능성 등을 감소시킬 것으로 예측된다”며 “파견제도를 현재 특정 업무만 허용하는 포지티브 방식이 아닌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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