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도 곡소리 나는 부동산 민심…"정부는 서민들 목소리 안 들리나?"

입력 2022-09-12 17:30수정 2022-09-12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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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대내외 경기악화 예고
강남·용산 하락 전환에 긴장감
월평균 주택 매매 건수 반토막
월세 비중 50%…"규제 풀어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조현호 기자 hyunho@)

#. 이모 씨는 추석 명절을 맞아 친척들과 한자리에 모였지만 연휴 내내 전셋집 문제로 고민이 많았다. 전세 만기가 다가오자, 집주인이 보증금을 올려받길 원했다. 추가 대출을 받으려던 이 씨는 대출이자가 만만치 않아 수도권 외곽으로 빠져야 할지, 월세를 찾아야 할지 고민 중이다.

#. 경기 성남시에 거주하는 정모 씨는 추석 내내 주변의 걱정 섞인 소리만 들어야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1기 신도시 특별법 제정을 약속해 빠른 재건축 진행을 기대했지만, 최근 분위기를 보면 지지부진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정부가 1기 신도시 재건축 마스터플랜을 2024년 중 수립하겠다고 밝히는 바람에 집값 하락세가 이어져 걱정이 많다.

#. 서울에서 공인중개사를 하는 김모 씨는 올해 추석에는 사무실 문을 열어 놓는다는 핑계를 대고 고향에 내려가지 않았다. 주택 매매나 전·월세 거래가 없다 보니 걱정하는 부모님을 뵙기가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김 씨는 추석 연휴에도 사무실 문을 열고 손님을 기다렸지만, 문의 전화 한 통 오지 않아 깊은 한숨만 내쉬며 연휴를 보냈다.

3년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 없이 맞이한 추석 연휴 부동산 민심은 그야말로 곡소리가 났다. 부동산시장은 계속된 금리 인상의 여파로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최악의 거래절벽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세대별로 주목하는 이슈에는 온도 차가 느껴졌다.

12일 본지 취재 결과 지속된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매수 심리가 위축되면서 최악의 거래절벽이 이어지자 세대별 주목하는 이슈가 달랐을 뿐, 공통적으로 세입자부터 집주인, 중개인까지 큰 고통을 호소했다.

전·월세 계약 종료를 앞둔 세입자들은 이사할 집을 구하기 위해 분주했다. 하지만 대출을 끼고 내 집 마련이나 전·월세를 구하려다 보니 금리 상승으로 인한 대출이자 부담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이다. 금리 인상으로 전세 대출을 받아 이자를 내는 것보다 월세를 내려는 수요자도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상반기 전국 전·월세 거래 중 월세 거래의 비중은 51.6%에 달한다. 1월 45.6%였던 월세 거래 비중은 계속 증가해 4월에는 처음으로 절반을 넘겨 50.4%였다.

금리가 가파른 속도로 오르면서 대출을 받아 내 집 마련에 나섰던 영끌족에게도 비상이 걸렸다. 집값 하락에 대출 이자 부담이 증가하자 주택을 매도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집값 고점 인식, 경기 침체 우려가 더해져 거래가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40·50세대는 자가 소유자들이 많은 만큼 자산 가치 하락을 경계했다. 서울 집값의 척도로 불리는 강남·용산 집값이 하락 전환하면서 추가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크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0.9를 기록하며 18주 연속 하락했다.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인 100보다 낮으면 시장에서 집을 팔려는 사람이 사려는 사람보다 많다는 것을 뜻한다.

매매 거래가 끊기자 중개인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월평균 전국 아파트 매매 건수는 3만689건으로, 전년 동기(6만2169건)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다. 심각한 거래절벽이 지속되자 신규 공인중개업소 수도 2019년 9월 이후 2년 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7월 전국 신규개업 공인중개업소는 1074개로, 올해 1월(1993곳)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다.

부동산시장은 추석 이후에도 물가 상승,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 등에 따른 역대 최악의 거래절벽이 예상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부동산시장 정상화를 위해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현재 부동산시장은 매수·매도·보유 억제 등 문재인 정부의 3불 정책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를 풀고 부동산가격의 폭등과 다층 규제로 마비된 부동산 시장의 기능을 회복하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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