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추석 보릿고개…자금부족 작년보다 심해졌다

입력 2022-09-0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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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최근 롯데백화점 잠실점에서 열린 중소기업 공예품특별판매전 개막식에서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중소기업중앙회)

올해 추석 상여금(현금)을 지급한 국내 중소기업은 10곳 중 최대 6곳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기업들은 올 추석에 필요한 자금 중 약 2000여만 원이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는데, 필요자금 대비 부족자금의 비율은 약 14%로 작년(12.6%)보다 자금 사정이 더 악화한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달 90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2022년 중소기업 추석 자금 수요조사'를 진행한 결과 기업 4곳 중 1곳(26.2%)은 추석 자금사정이 ‘곤란하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조사에선 매출액과 종사자 수가 적을수록 자금사정이 어려웠다. 매출액이 200억 원 이상인 기업의 경우 9.4%만 '곤란하다'고 응답한 반면 50억 이상~100억 원 미만은 17%, 10억 원 미만은 36.1%로 커졌다. 자금사정이 곤란한 원인(복수응답)으로는 △판매·매출부진(67.4%) △원·부자재 가격 상승(58.1%) △인건비 상승(33.5%) △납품대금 단가 동결·인하(11.0%) 순으로 나왔다.

중소기업들은 올해 추석 자금으로 평균 1억5730만 원을 필요로 했지만, 이 중 평균 2170만 원이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필요자금 대비 부족한 자금의 비율은 13.8%로 작년 추석(12.6%)에 비해 높았다. 자금난이 심화됐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기업들은 부족한 추석 자금을 확보할 계획(복수응답)에 대해 △납품대금 조기회수(47.4%)를 가장 많이 꼽았다. 결제연기(28.4%)와 금융기관 차입(23.7%)도 계획했다. ‘대책없다’는 응답도 24.2%에 달했다.

하지만 금리인상으로 인해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조달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조사에서 자금조달 여건이 '보통'이라고 응답한 비중은 60.8%를 차지했다. '곤란하다'라는 응답(15.9%)보다는 '원활하다'(23.3%)는 비중이 더 컸다. 하지만 기업들은 금융기관 거래 시 애로사항으로 △고금리(53.1%)를 가장 많이 꼽았다. 작년(29.0%)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매출액 등 재무제표 위주 대출(43.4%)도 뒤를 이었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올해 중소기업의 추석 자금사정은 위드 코로나와 함께 지난해보다는 다소 나아졌다"면서도 "기준금리 인상으로 금융비용 부담이 가장 큰 애로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올해 추석 상여금(현금)에 대해 ‘지급예정’이라고 응답한 중소기업은 37.3%에 불과했다. ‘아직 미정’인 업체가 21.8%에 달했다. 이들 기업이 최종적으로 모두 지급을 결정했다고 해도 10곳 중 4곳은 상여금을 받지 못한 셈이다. 경영난으로 인한 미지급을 결정한 곳이 9.2%였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3고(고금리·고환율·고물가) 등 대내외 악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의 이같은 어려움을 감안해 추석 명절을 앞두고 납품대금을 지급일보다 앞당겨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은 협력업체에 물품 대금 2조1000억 원을 최대 열흘 앞당겨 푼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조기 지급액은 지난해 추석(8000억 원)보다 1조3000억 원가량 늘었다. SK도 협력업체들에 물품 대금 6495억 원을 추석 전에 먼저 지급하고, 현대차그룹도 납품 대금 1조8524억 원을 애초 지급일보다 최대 2주 가량 앞당겨 지급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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