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중국 이은 ‘세계의 공장’ 노린다…대미 수출 증가

입력 2022-09-05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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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부가가치 제품, 미국·유럽서 주문 늘어
티셔츠 공급 상위 5개국 올라
크리스마스 장식품 수출 전년비 3배 급증
공급망 다각화 혜택 ‘톡톡’

▲인도 아가르탈라의 한 비단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하고 있다. 아가르탈라/신화뉴시스
인도가 중국에 이은 ‘세계의 공장’ 지위를 노리고 있다. 이미 다양한 상품 수출에 있어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확보하면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세관 데이터를 인용해 인도에서 미국으로 수출된 크리스마스 파티 관련 상품과 액세서리가 지난달 2000만 달러(약 274억 원)를 넘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약 3배 급증한 것이다.

블룸버그는 인도가 그간 수출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미국에 크리스마스 장식용품과 티셔츠 등을 공급하는 상위 5개국에 진입하는 등 최근 수출시장에서 진척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해외 바이어의 수요 증가로 수혜를 보는 대표적인 인도기업으로는 아시안핸디크래프츠라는 장식용품 공급업체다. 이 회사는 현재 미국 대형 소매업체 타깃은 물론 월트디즈니, 영국 런던 고급 백화점 해로즈(Harrods) 등 다양한 서구권 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으며, 최근 주문량은 1년 전보다 20% 넘게 급증했다. 넘치는 수요를 맞추기 위해 회사는 최근 생산량을 늘렸다. 회사 측은 “지난해 250만 개의 크리스마스 장식품을 수출했는데 올해는 이미 320만 개 넘게 수출했다”면서 “중국이 여전히 상당 부문 수출하고 있지만, 우리를 처음 찾는 바이어들이 많다”고 밝혔다.

▲크리스마스 장식품 대미 수출액. 단위 100만 달러. 흰색: 인도(8월 2028만 달러) / 노란색: 필리핀(1417만 달러). 출처 블룸버그

이러한 흐름은 크리스마스 장식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인도산 의류, 수공예품, 비(非)전자 소비재 등 저비용, 저부가가치의 노동집약적 제품들에서 미국과 유럽의 주문이 급증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강조했다. 면 티셔츠의 경우는 올해 중미 엘살바도르를 제치고 미국에 가장 많이 수출하는 국가 5위에 오르게 됐다.

인도는 그간 ‘넥스트 차이나’를 노리는 베트남 등과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2018년 시작된 미·중 무역 전쟁에 따른 공급망 다변화 수혜를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하지만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집하며 상하이를 비롯한 주요 대도시에 봉쇄령을 내리면서 현지 공장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자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바이어들이 공급망 다각화에 더 박차를 가하면서 인도도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경제 발전으로 중국 내 인건비가 상승한 것도 인도가 약진한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3월 마감하는 2021회계연도에 4200억 달러 정도였던 인도의 상품 수출액은 2022회계연도가 시작하는 4월부터 지금까지 이미 지난해 전체 수출액의 절반에 도달했다. 물론 연간 수출액이 3조3600억 달러에 달했던 중국과 단순 비교하면 턱없이 작은 규모지만, 성장 속도만 놓고 보면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중국을 추격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제로 코로나’ 정책 고수로 중국이 세계 경제와 디커플링(탈동조화) 된 기회를 인도가 잘 활용한 것도 수출 호조 이유로 꼽힌다. 또 한 인도 의류 수출업체 임원은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내 소수민족 인권 탄압을 이유로 미국이 해당 지역 면화 제품 수입을 규제하면서 인도와 방글라데시 수출이 증가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다만 노동집약형 저부가가치 제조업 중심 성장 모델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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