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에 꽂혔다”…뷰티업체, 럭셔리 화장품 줄줄이 도전

입력 2022-09-12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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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아모레퍼시픽)

뷰티업체들이 프리미엄 브랜드를 속속 선보이며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K뷰티 위상이 높아지며 해외에서도 통한다는 자신감과 함께 신생업체들의 거센 도전으로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성비 시장에서 벗어나 프리미엄 브랜드를 키우겠다는 전략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가성비 화장품 시장에 비해 시장 성장성이 가파르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사진제공=신세계인터내셔날)

◇ 신세계인터 ‘뽀아레’·아모레퍼시픽 ‘설화수’, 모델로 ‘전지현’·‘로제’ 발탁하고 사업 강화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프랑스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뽀아레(POIRET)의 첫 번째 브랜드 모델로 배우 전지현을 발탁하고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선다고 지난 1일 밝혔다. 글로벌 화장품 그룹이 주도하고 있는 럭셔리 화장품 시장의 판을 흔들겠다는 포부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15년 프랑스 디자이너 브랜드 폴 뽀아레의 상표권을 인수하고 지난해 화장품 브랜드 ‘뽀아레’를 론칭한 바 있다. 올해 5월에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팝업을 열고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뽀아레는 전지현과 함께하는 캠페인을 통해 국내외에 브랜드의 전통과 부활을 알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프랑스와 미국의 백화점 입점도 추진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자이너 폴 뽀아레의 전통을 계승한 브랜드인 만큼 해외 백화점 바이어들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빠른 시일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2020년 스위스 명품 화장품 브랜드 '스위스퍼펙션'을 인수하고, 최근에는 한병에 20만 원에 넘게 팔리는 헤어케어 전문점 ‘오리베’의 단독매장을 서울 갤러리아 압구정점에 오픈하기도 했다.

올 2분기 ‘적자’로 어닝쇼크를 기록했던 아모레퍼시픽도 럭셔리 강화 카드를 꺼내들었다. 아모레는 중국향 매출이 50% 이상 하락하며 실적 부진을 겪었는데, 코로나19에 따른 상하이 등 주요 도시 봉쇄 외에도 자국 가성비 화장품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며 시장 파이를 일부 잠식 당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프리미엄 라인은 사정이 다르다. 지난해 중국에서 쓴맛을 봤던 것과 달리 아모레퍼시픽의 럭셔리 브랜드 설화수는 중국 시장에서 자음생 라인 등 고가 라인과 이커머스 고성장을 바탕으로 브랜드 매출이 전년 대비 약 50% 성장했다. 올해도 중국 시장에 ‘자음생아이크림’을 새롭게 론칭해 고가 라인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다.

최근에는 블랙핑크 ‘로제’를 브랜드 앰버서더로 발탁하고 브랜드 캠페인 ‘설화, 다시 피어나다 #SulwhasooRebloom’을 전개하는 등, 글로벌 럭셔리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는 중이다.

▲유로모니터 (국내 화장품 시장규모(단위:억원))

◇ 패션명가 ‘현대백 한섬’ 럭셔리 화장품 론칭…토니모리도 프리미엄 라인 출시

현대백화점그룹의 패션전문기업 한섬도 지난해 8월 자체 럭셔리 스킨케어 브랜드 ‘오에라’ 론칭과 함께 화장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를 위해 기능성 스킨케어 제조기술이 우수한 스위스 화장품 연구소와 협업해 개발한 독자성분인 크로노 엘릭서™을 원료로 사용했다.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무역센터점, 판교점 등에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4월에는 프랑스 프리미엄 향수 전문 편집숍 ‘리퀴드 퍼퓸바’의 플래그십 매장을 열고 럭셔리 뷰티 사업에 본격 나섰다.

가성비 브랜드로 국내외에서 인지도가 높은 토니모리도 프리미엄 라인을 출시하고 고가 화장품에 도전한다. 토니모리가 최근 출시한 ‘레드 레티놀’은 토너와 로션이 4만 원대로 1~2만 원대인 기존 토니모리 상품에 비해 가격대가 높다. 토니모리가 프리미엄 라인에 나서는 것은 ‘바이오이엑스’ 이후 두번째다. 이 제품은 출시 일주일만에 초도 물량이 완판되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사진제공=토니모리)

◇ K뷰티 자신감에 프리미엄 뷰티 시장 성장성 높아

뷰티업체들이 너도나도 럭셔리 화장품 시장 공략에 나서는 이유는 화장품 업체들의 기술력이 상향 평준화되는 가운데 저가 화장품의 경우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저가 상품의 경우 신생업체들과 제약·바이오업체들의 도전이 거세지만, 고가 화장품 시장은 샤넬과 겔랑, 라메르 등 소수의 유럽 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뷰티 제품의 무게 중심이 ‘가성비’에서 ‘가치 소비’로 옮겨간 것도 원인이다. 고물가에 저가 상품을 찾는 이도 늘었지만, 럭셔리 시장은 더 크게 성장했다.

실제 유로모니터에 따른 국내 고가 화장품 시장 규모는 2016년 2조8497억 원에서 지난해 3조6105억 원으로 26.7% 덩치를 불렸다. 국내 전체 화장품 시장 규모의 최근 5년 간 상승률이 4.3%에 불과한 가운데 프리미엄 뷰티 시장의 성장세가 전체 뷰티 시장의 규모를 키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리미엄 뷰티 시장의 2025년 전망치는 4조2227억 원으로 최근 10년내 성장률은 48.2%에 달해 같은기간 전체 화장품 시장 성장률 15.6%에 비해 3배 가량 성장성이 높다.

한 뷰티업계 관계자는 “가성비 라인은 기존 로드샵 브랜드부터 최근에는 인플루언서 브랜드까지 경쟁이 너무 치열하고, 고가 제품은 프랑스 업체들이 쥐고 있어 시장 진입이 쉽지 않다”면서 “실제 브랜드 인지도만 뒤쳐지지 기술 경쟁력은 유럽업체에 비해 뒤쳐지지 않는 만큼 계속해서 프리미엄 시장의 문을 두드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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