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이날 열린 잭슨홀 연설에서 “물가를 안정시키려면 당분간 제약적인 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며 “역사는 통화정책의 조기 완화를 경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했다가 성장을 고려해 물러났던 1970년대 정책을 지적했다. 당시 어느 쪽도 성공하지 못했다.
파월 의장은 금리인상이 가계와 기업에 일정 부분 고통을 줄 수 있음을 인정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기 위해 불가피한 비용이라며 물가를 잡지 못할 경우 더 큰 고통을 감당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7월 인플레이션 완화 지표를 환영한다면서도 “한 달 동안의 개선으로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있다고 확신하기에는 불충분하다”고 말했다.
개장 전 발표된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는 전월보다 둔화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상무부가 발표한 7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 지수는 지난해보다 6.3% 상승해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전월(6.8% 상승)에 비해 상승률이 큰 폭 둔화했다. 7월 PCE 가격 지수는 전월 대비로는 0.1% 하락해 전달의 1.0% 상승에서 하락 반전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상승해 전월치(4.8% 상승)와 월스트리트저널(WSJ) 전문가들의 예상치(4.7% 상승)보다 상승률이 낮아졌다.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로는 0.1% 올라 전월 상승률 0.6%보다 크게 낮아졌다.
파월 의장은 엇갈린 경제 성장 지표에도 “경제가 강력한 모멘텀을 계속 보여주고 있다”며 “노동 시장이 특히 강하고 노동자 수요가 공급을 훨씬 넘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7월 미국의 실업률은 5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파월 의장은 다음 금리 행보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다만 지난달 언급을 반복했다. 그는 “다음 금리는 앞으로 들어오는 경제지표와 전망 변화에 달렸다”며 “긴축이 강화된 후 어느 시점에 속도를 늦추는 게 적절하다”고 말했다.
연준은 6월에 이어 7월에도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다. 연준의 정책금리 목표 범위는 2.25~2.5%로 인상됐다. 금리인상 속도가 이렇게 빠른 것은 1990년대 초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시장은 경기침체 우려를 고려한 연준이 내년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해왔다. 이날 파월의 매파 발언은 시장의 기대감을 꺾었고, 주요 증시 지수는 3% 넘게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