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바이오틱스 부원료로 ‘바실러스 코아귤런스’ 사용 논란

입력 2022-08-25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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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및 전문가 “코아귤런스, 유산균 효과만 내는 다른 균”

유산균을 주 원료로 하는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관련 제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관련 업계에서는 균수를 늘리기 위해 일부에서 부원료로 유산균 효과를 내는 저가의 ‘바실러스 코아귤런스’를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2020~2021년 식품 등의 생산 실적’ 통계에 따르면 고시형 건강기능식품인 프로바이오틱스 국내 생산액과 판매액은 지난 2년간 크게 늘었다. 식약처 통계에 따르면 프로바오틱스의 국내 생산액은 2020년 3166억 원에서 지난해 3979억 원으로 약 800억 원 이상 증가했다. 특히 국내 판매액은 2020년 4822억 원에서 지난해 7309억 원으로 1년 만에 증가 금액만 2487억 원이다.

현재 국내에서 장 건강을 기능성 원료로 해 고시된 균주는 락토바실러스 등 19종이다. 업계에 의하면 최근 식약처 인정고시형 프로바이오틱스 균주가 아닌 ‘바실러스 코아귤런스’를 사용한 제품이 늘고 있다.

국내에서 식품으로 등재된 ‘바실러스 코아귤런스(Bacillus coagulans)’는 1915년 BW 햄머가 미국 ICWA 농업시험장의 응고된 우유에서 발견한 것으로, 유산균이 아니면서 유산(젖산)을 생산하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유산균 제품을 만들 때 코아귤런스를 부원료로 포함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관련 업계는 부원료로 포함시킨 이유는 저비용으로 균수를 늘리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이 균은 건강기능식품 공전상에 유산균 및 비피더스균 분석법으로 분석하는 경우 유산균과 같이 검출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즉 마케팅에 활용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의 바실러스 코아귤런스로 균수를 늘리는 방법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프로바이오틱스에 첨가하는 부원료에 대한 식약처 기준도 명확하지 않다. 현재 고시형 건강기능식품인 프로바이오틱스의 경우 식약처는 제조시 균주를 지정하도록 해 그 외의 균주는 사용이 불가능하다. 다만 부원료에 미생물이 함유된 제품을 사용하는 기준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다.

전문가들도 안전성이 검증된 균주 섭취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윤성식 연세대 생명과학기술부 명예교수는 “국내 전통발효식품에서는 코아귤런스를 찾기 어렵다. 식품에서 유래된 미생물이 아닌 균주를 프로바이오틱스로 개발해 매일 섭취하는 것은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며 “코아귤런스는 포자형성균으로 대체로 혐기성인 장관 내에서 발아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고, 면역기능 증진에 기여할 수도 있겠지만 한국인에게 결코 적합한 미생물이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특히 업계는 코아귤런스 함유 제품이 국내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저가의 인도산 코아귤런스를 사용한 저가 제품도 많이 판매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식약처는 부원료로 미생물을 포함한 건기식을 추가로 허가해 주지 않겠다고 각 업체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균수를 늘리기 위해 상대적으로 원가가 낮은 코아귤런스를 이용했다는 의견도 있다. 윤현주 인제대학교 약학대학 교수는 “총균수를 채우는 효과를 이용한게 맞다. 이러한 주장이 설득력이 있으려면 유산균의 프로바이오틱스 효능이 전적으로 젖산으로부터 온다는 말이 되는데, 세균수만 같다고 유산균이 아닌 세균이 유산균의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홍보하는 것은 허위광고와 같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 교수는 “코아귤런스의 기능성이 유산균에 비해 얼마나 좋은지 또는 떨어질지 모르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유산균이 아닌 균의 균체수 100억 개를 유산균 균체수 100억 개로 오해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면서 “단지 젖산을 생산하는 성질만으로 전혀 다른 균(코아률런스)을 같은 기능성이 있는 것처럼 홍보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주장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유산균이 아닌 세균을 유산균의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세균수가 동일하다고 홍보하는 것은 허위광고나 마찬가지”라며 “바실러스 코아귤런스가 젖산을 만들기는 하지만 유산균과 똑같은 세균이 아니고 국내 소비자들이 김치나 된장 등과 같은 발효식품으로 먹어본 적도 없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진정한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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