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시들해진 서울 중대형·대형 아파트…거래량도 '뚝'

입력 2022-08-10 17:00수정 2022-08-10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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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아셈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에 아파트가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이투데이DB)

서울의 중대형(전용면적 101㎡ 초과 135㎡ 이하)·대형(전용 135㎡ 초과) 아파트 거래량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북 중저가 아파트는 금리 인상에 따라 수요가 줄어들었고, 강남 고가 아파트는 정부의 ‘세 부담 완화’ 기조로 인해 매물이 감소한 영향을 받았다.

1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서울에서 거래된 중대형·대형 아파트는 194가구로 집계됐다. 비중은 전체 거래량의 9.63%로, 5월(16.65%)보다 7%포인트(p) 감소했다. 3월(11.97%)과 4월(14.65%)에 이어 5월까지 오름세를 이어가던 중대형·대형 아파트 거래량은 내림세로 전환했다.

이는 부동산 시장이 침체한 상황에서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등으로 강북의 15억 원 이하 중대형·대형 아파트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원리금 상환에 대한 부담이 커진 데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사라지면서 실수요자들이 중소형 아파트로 눈을 돌린 것이다.

대출이 나오지 않는 강남의 15억 원 이상 고가 아파트는 매물이 줄면서 거래량이 감소했다. 대출 규제에 해당하지 않다 보니 금리 인상에 따른 영향을 받지는 않지만, 정부의 세제 완화로 인해 고가 아파트 보유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 것이다.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강북 중대형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13억1166만 원인 반면, 강남 중대형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19억6810만 원으로 조사됐다.

전국적인 집값 조정국면에도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서울 중대형 아파트값 상승세도 멈췄다. 다만, 강북 중대형 아파트값은 떨어지고 강남 중대형 아파트값은 상승하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 월간 아파트값 동향에 따르면 6월 서울 중대형 아파트값은 보합(0.00%) 전환했다. 지역별로 보면 강북 중대형 아파트는 0.03% 떨어졌지만, 강남 중대형 아파트는 0.03% 올랐다.

한 가구당 가족 구성원 수가 줄어드는 것도 중대형 아파트 거래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4명 이상의 다인 가구 수가 매년 감소하면서 넓은 평형에 대한 수요가 함께 줄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의 4인 이상 다인 가구 비중은 17.82%로 나타났다. 특히 △2015년 24.33% △2016년 23.71% △2017년 22.60% △2018년 21.49% △2019년 20.26% △2020년 19.21% 등 다인 가구 비중은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서초·강남구 등 핵심지역의 대형 아파트는 대출 규제와 무관하게 움직인다. 아파트값이 계속 고점을 찍다 보니 가격 부담이 커진 것도 있고, 정부가 세제 완화 기조를 가지고 있다”며 “보유 부담이 줄어들면 핵심지에 해당하는 곳들은 매물을 내놓을 유인이 없어진다. 그래서 매물로 나왔던 것들이 다시 들어가면서 거래량이 감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강북 중대형 아파트는 15억 원을 잘 못 넘는다”며 “그래서 대출규제 영향을 받는 곳들, 금리 인상에 따른 영향을 받는 매물들은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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