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ㆍ환율 안정...국가신용위험도 급락
최근 국내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고 외환시장이 안정을 되찾으면서 우려했던 '3월 위기설'이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칠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국가 신용위험(CDS) 프리미엄이 크게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19일 우리나라 외평채(5년물) 기준 CDS 프리미엄이 378bp로 이달 초 465bp에 비해 100bp 가까이 급락했다.
이처럼 국가 신용위험도가 빠르게 안정세를 보이자 국내 증시와 외환시장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위기설이 극대화됐던 이달 초 1600원에 근접한 수준까지 급등했으나 20일 1410원대 초반까지 하락했다.
코스피지수도 이달 초 1000선 밑으로 추락했었으나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이 나흘째 순매수로 전환한 데 힙입어 1170원선까지 상승하는 등 1200선 회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금융시장 안정..꼬리 감춘 '위기설'
'3월 위기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이 이처럼 빠르게 안정세를 찾은 것은 동유럽 금융기관 부실이 예상보다 양호한 것으로 평가되고, 3월 말 대량 회수가 우려됐던 엔화 자금도 대부분 만기연장되면서 자금흐름이 원활히 이뤄졌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달에 약 200억달러 규모의 무역흑자가 예상되고 있고 은행들도 해외 외화차입에 적극 나서면서 외화 유동성이 크게 개선되고 있는 점도 적극 반영됐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3월 위기설은 당초 3월 말 일본 회계 결산으로 엔화 자금이 역류할 것으로 우려됐던 것이나 3월 중순까지 엔화 자금의 대규모 순상환은 없었다"면서 "동유럽 금융기관 부실 우려와 함께 맞물리면서 과민방응을 보인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금융위기 자체가 미국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향후에도 예상치 못한 대규모 부실이 추가로 발생할 경우 또 다시 위기가 확산될 수도 있으나, 현재로서는 큰 위기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영식 수석연구원도 "3월 위기설이 불거진 것은 미국발 금융위기가 동유럽으로 확산되면서 단기외채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우리나라가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3월 들어 채권은 1조원 이상 순매수를 보이고 있고 주식도 순매수로 전환됐다"고 위기설을 일축했다.
금융권에서는 이 같은 안정세가 지속되면서 단기적으로 환율이 1300원대 초반까지 하락하고 코스피지수도 1200선 돌파를 시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최근 통화 공급 확대를 통한 경기 진작을 위해 300억달러 규모의 국채를 매입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내외 금융시장의 불안 심리가 크게 완화되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세계 경기가 바닥에 접근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면서 "국제금융시장에 안정감이 확산되고 세계경기 상승국면으로 전환될 경우 우리나라가 가장 빠르게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불씨는 여전.."단기외채 비중 낮춰야"
하지만 국제금융시장의 불안 요소가 여전히 남아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취약한 외환시장 구조는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즉 미국과 유럽 등 금융기관의 추가 부실이 발생될 경우 외환시장 구조가 취약한 우리나라로서는 '위기설'이 언제든지 재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영식 수석연구원은 "현재로서는 '위기설'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취약한 외환시장 구조는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면서 "높은 단기외채 비중과 외국인 투자 비중을 개선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 관계자는 "최근 국제금융시장이 다소 안정을 찾으면서 국내 은행들이 중장기 해외 자금조달에 적극 나서고 있다"면서 "이같은 취약성이 점차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이어 "이달에 무역수지가 큰 폭의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무역수지가 개선될 경우 외환시장의 여건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지나치게 높은 국내 금융기관들의 단기외채 비중을 줄이고 높은 대외의존도를 개선하는 방안이 시급하다는 게 다수 전문가들의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