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대응 최전선⑥] 친환경 건조는 3%…노후화된 산업용 건조기 시장

입력 2022-08-0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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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용 건조기, 열풍·열전도·복사파 구분
온실가스 배출 ‘열풍’ 77% 대부분
공급자 中企 “첨단 설비 확보 어려워”
시장 변화 위해 정부 지원사업 절실

▲HSWG(복사파) 건조 방식과 열풍 건조 방식 비교. (사진제공=쓰리텍)

도료(페인트, 바뉘시 등을 칠하는 과정) 건조는 자동차와 선박, 중장비 등 산업현장의 필수 공정 과정이다. 오래전부터 국내 산업현장에선 자연건조나 화석연료를 태워 만든 뜨거운 바람을 뿜어내는 열풍 산업용 건조기를 사용하고 있다. 문제는 5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산업용 건조기의 발전이 더디다는 것이다. 한번 설치되면 긴 수명을 갖는 특성 탓에 도료 건조 설비가 있는 산업현장에선 노후화된 건조기를 목격할 수 있다. 또 대다수 건조기의 특성인 열풍 건조 방식도 고온을 요구해 다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등 기후 위기에 어려움을 더하고 있는 실정이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산업용 건조기 시장은 열풍·열전도·복사파 건조기로 구분된다. 산업부문에서 사용되는 건조기의 이용 현황은 열풍 건조기가 77%, 열전도 건조기 20%, 복사파 건조기 3%의 점유율을 보인다. 열풍 건조 방식은 공중에 떠다니는 공기를 전기 모터(히터)로 가열해 건조물의 수분을 증발시키는 방식이다. 가열된 공기가 도료된 건조물 표면에 닿아 건조하게 할 수 있지만, 떠다니는 공기를 가열하는 방식에서 먼지와 부산물 등이 건조물에 닿아 오염의 원인이 된다. 또 열풍 특성 탓에 속이 아닌 겉만 건조되는 단점도 있다.

▲1일 부산시 강서구 녹산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산업용 건조기 기업 쓰리텍 공장에서 생산된 복사파 건조기. (심민규 기자 wildboar@)

이런 열풍 건조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나온 방식이 복사파 건조다. 전기에너지를 복사파로 변환해 공기 중 떠다니는 열이 아닌 적외선으로 물체를 건조한다. 눈에 보이지 않은 복사파가 건조물의 안까지 침투해 겉이 아닌 속까지 균일하게 건조하는 것이 특징이다. 적외선인 복사파 특성에 따라 고온이 아닌 낮은 온도로도 건조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기존 건조기 에너지 사용량의 30%를 절감시키는 등 친환경 건조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실제 독일을 필두로 유럽 국가들에선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복사파 건조 기술이 차세대 기술로 관심을 받고 있다. 호주, 인도네시아 등 기름 대신 전기를 이용한 건조 기술 수요도 늘고 있다. 첨단 산업 분야가 확대되면서 유기 소재의 정교한 가열 강화를 위해 다양한 적외선 가열 장치의 상업적 이용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시장은 아직 열악한 상황이다. 복사파 건조기가 열악한 점유율을 보인 이유는 산업용 건조기 시장의 수요자는 대기업이고 공급자는 중소기업이기 때문이다. 기술력과 인력 및 자금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중소기업이 첨단 건조설비의 신뢰성 확보가 어려운 실정인 셈이다. 또 건조 및 가열의 상황이 너무 다양해 고효율·정밀 제어를 위한 열 설비 사양의 표준화·규격화가 난해한 상황이다.

▲1일 부산시 강서구 녹산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산업용 건조기 기업 쓰리텍 공장에서 조소앙 대표가 복사파 건조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심민규 기자 wildboar@)

국내 최초 복사파 건조기를 개발한 쓰리텍도 인력과 자금에 대한 어려움을 겪었다. 기술을 상용화시키기 위해 여러 복합적인 변수를 겪었다. 하지만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복사파 건조기가 열풍 건조기를 대체할 것이란 전망을 확신하고 뛰어들었다.

조소앙 쓰리텍 대표는 산업용 건조기 시장이 변화하기 위해선 지원 사업 확대 및 기술탈취 방지 등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조 대표는 “산업용 건조기 제조 중소기업에 대한 민간 투자는 ‘하늘의 별 따기’인 상황이라며 정부 지원 사업을 통해 성장하고 있는 만큼 관련 시장에 관한 관심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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