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서 배우는 저출산 생존법] 초저출산 시대가 초래하는 ‘소비 파괴’, 적과의 동침도 불사

입력 2022-08-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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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출산·인구고령화, 소비 감소로 이어져
국내 소비, 일본 GDP의 60% 차지...소비 감소는 경제에도 악영향
세븐일레븐, 고객 연령대 높아지자 '건강·프리미엄'으로 상품전략 바꿔
일본 양대 완구업계는 저출산 위기감으로 제휴

저출산 시대 생존법이 기업들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한국은 출산율이 세계 최저 수준이라는 점에서 기업 차원에서의 해법 모색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보다 먼저 저출산 고령화 등 인구 문제를 받아든 일본도 여전히 대응 방안에 고심하고 있다. 한국에서 ‘삼포 세대(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한 세대)’라는 유행어가 나오는 것처럼 일본에서도 청년들에게 ‘결혼은 사치품’으로 통한다. 임금 수준은 좀처럼 오르지 않고 부를 축적할 수 있는 수단이 줄어들면서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청년들이 늘어가는 것이다.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은 지난해 혼인한 신혼부부가 약 50만 쌍을 기록했다. 이는 정점이었던 1970년대와 비교하면 반 토막 수준이다. 결혼뿐만 아니다. 일본 내각부 발표에 따르면 20대 독신 남성의 약 40%가 데이트 경험이 없을 정도로 일본 청년들 사이에서 연애와 결혼과 담을 쌓는 풍토가 확산하고 있다.

그만큼 출산율도 저하하면서 초저출산 시대가 도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일본에서 한 명의 여성이 평생 낳는 아이 수의 평균을 추정하는 합계 특수 출생률은 1.30으로 6년 연속 하락해 역대 최저를, 신생아 수도 81만 명으로 역대 최소를 기록했다.

저출산과 인구 고령화 문제는 내수와 소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고령화와 저출산 문제가 이어지면 외식이나 음주 등의 소비는 자연스럽게 감소하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의 경우 국내총생산(GDP)에서 국내 소비가 60% 가까이 차지한다는 점에서 초저출산으로 인한 소비 감소 문제에 대응하는 것이 기업뿐만 아니라 경제 차원에서도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닛케이는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가 당장 막을 수 없는 흐름인 만큼 앞으로 개인 소비를 양적 측면에서 질적 전환으로 유도하는데 기업의 미래가 걸려있다고 내다봤다. 즉 앞으로 저가경쟁력 등 단순한 전략보다는 시장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새로운 니즈에 맞게 사업모델을 발 빠르게 바꾸는 것이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일본 도쿄 인근 요코하마에 있는 세븐일레븐 편의점 매장. 요코하마/AP뉴시스

대표적인 사례가 일본 편의점 체인 세븐일레븐이다. 과거 1985년 세븐일레븐 점포를 찾는 고객의 연령층을 살펴보면 50대 이상은 9%에 그쳤고, 20대 이하가 64%에 달했다. 하지만 이러한 연령 분포도는 2000년 접어들면서 50대 이상이 17%대로 늘어나고 20대 이하는 50% 미만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바뀌었다. 20년이 지난 이후인 2021년에는 이러한 변화가 심화하면서 50대 이상 고객층이 36%로 급증했지만, 20대 이하는 24%대로 떨어졌다.

이에 회사는 인구 구조 변화에 따른 방문 고객 연령대 상승에 맞춰 상품 구성의 변화를 주면서 저출산·고령화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 일본 내 50대 이상의 고객 비중이 늘어나자 건강·프리미엄을 내세워 성장 동력을 구축한 것이다.

세븐일레븐의 아오야마 세이이치 상품본부장은 “잡지와 도시락·음료수를 찾는 학생들이 많았던 1980년대와 비교하면 상품 구성이 상당히 바뀌었다”면서 “신선 채소의 판매를 늘렸고, 소포장 상품을 늘렸다”고 말했다.

일본 완구업계도 초저출산·고령화 사회 진입으로 인한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일본 완구업체 다카라토미는 어린이용 완구만으로는 성장 동력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디지털과 장난감, 엔터테인먼트를 융합해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6월 다카라토미는 자사와 함께 완구업계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반다이남코와 최초로 협업에 나서면서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기동전사 건담’으로 유명한 반다이남코와 미니카 ‘토미카’로 유명한 다카라토미가 서로의 간판 캐릭터와 관련해 콜라보레이션 상품을 선보이기로 한 것이다. 닛케이는 콜라보레이션에 대해 저출산 시대 위기감이 커지면서 완구업계가 적과 동침도 불사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일본 기저귀업체인 카오는 간판 상품인 메리즈 기저귀 판매가 저조해지자 육아 플랫폼으로 사업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저출산 시대에도 어린이 1인당 지출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앞으로는 육아 지원책이 사업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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