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공사·관세청, 사업자ㆍ임대료 선정방식 입장차 줄다리기…업계, 하반기 사업계획 차질 우려
인천국제공항의 면세점 입찰 발주 방식을 두고 인천국제공항공사(이하 공항공사)와 관세청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면세점 업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업계는 하반기 입찰이 예정됐음에도 아직까지 명확한 결론이 나질 않아 사업 준비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입장이다.
11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공항공사와 관세청은 2월부터 면세사업자 선정방식을 놓고 6개월가량 평행선을 달렸다. 앞서 공항공사는 하반기에 제1 여객터미널 9개, 제2 여객터미널 6개 등 총 15개 사업권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7월이 되고 입찰 시기가 임박했음에도 양측간 갈등이 봉합되지 않은 상황이다.
핵심 쟁점은 면세 사업사 선정방식이다. 사업자 선정은 일반적으로 공항공사가 입찰을 통해 사업자를 정하면 관세청이 특허를 심사해 허용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면세사업자들은 입찰시 사업제안서 등 평가서에 인천공항에 지불할 임대료를 써낸다. 공항공사 입장에서는 제안받은 임대료가 '고고익선'일 수밖에 없다.
'집주인' 격인 공항공사는 임대료 수익을 많이 낸 사업자를 선호할 요인이 크다. 제안서 평가항목 배점 역시 임대료 카테고리가 가장 높다. 공사 측은 관례대로 사업권별로 사업자 1개를 선정하는 단수추천 방식을 고수한다는 입장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심화한 경영난 역시 공항공사가 직접 나서 면세사업자를 선택하는 요인이다. 실제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공개한 매출을 보면 코로나19 발발 이전 2조8265억 원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5594억 원으로 쪼그라들고, 영업이익은 9300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공항공사는 '2021년 경영성과 보고서'에서 올해도 적자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바이러스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 공항 면세점 매출이 20%도 채 안 된다"라면서 "인천공항이 단수추천 방식을 고집하는 건 수익이 쪼그라든 상황을 타개하려는 조치라고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관세청은 사업자 두 개를 올리는 복수 추천 방식을 공항공사 측에 요구하고 있다. 관세청 관계자는 "인천공항 측에서는 아무래도 임대료 기준으로 기업을 정하지 않겠나"라면서 "관세청의 경우 면세품을 잘 관리할 수 있는 기업의 운용능력을 우선으로 보기에 공항공사와는 관점이 다를 수있다"라고 했다.
진척 없는 상황에 면세업계는 답답함을 토로하고있다. 사업자 선정방식이 하루빨리 정해지고 입찰 공고가 나와야 하반기 계획과 더불어 입찰 전략을 세우는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는 것.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빨리 방향을 제시해줘야 사업 제안서를 만들고 전략을 세울 수 있는데 로드맵이 없어 답답하다"라고 했다.
사업 제안서 평가항목과 배점 비율 등을 아직 알 수 없어 구체적인 전략을 세우기 어렵다는 얘기다. 평가항목은 임대료, 사업자 경영능력, 입점 브랜드, 공항 매장운영 계획, 마케팅, 인테리어 투자 계획 등으로 이뤄지고 배점 비율은 임대료가 가장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인천공항 관계자는 "세부적인 사항은 달라지겠지만 큰 틀은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임대료 산정방식에 대한 논의가 미진한 점도 업계로서는 고민거리다. 또 다른 면세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타격이 큰데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임대료를 정하게 되면 현 상황과 관계없이 그대로 내게 될 테니 업계 입장에선 부담이다"라면서 "임대료 선입금 대신 영업이익률 연동제가 필요하다"라고 했다.